이미지 크게보기 윤용복(가운데 모자 쓴 사람) 북한 체육성 부단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측 선발대가 지난 26일 용평 알파인 경기장을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시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정부합동지원단 제공

- 南 사전점검단 평가

“제설 등 정리 안되어 있어
주변 도로 열악 이동 불편”

“마식령스키장 숙박시설은 기대 이상이었는데, 스키장 슬로프 중간중간 눈이 없는 곳이 있어 기록경기를 하기에는 맞지 않아 보였습니다.”

지난 23∼25일 우리 측 사전점검단으로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행사와 남북 스키선수단 공동훈련 장소를 둘러보고 돌아온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들은 숙박 시설은 잘되어 있었지만 스키장이나 주변 도로 환경은 부족한 점이 적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29일 사전점검단에 포함됐던 스키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마식령스키장은 제설 작업 미비로 슬로프 10개 중 3∼4개만을 개방하고 있다. 슬로프 중간중간 눈이 비어 있는 지점이 있어 기록경기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번에 마식령스키장을 찾는 스키선수단 32명은 정식 훈련·경기가 아닌 북한 선수들과 친목·교류를 위한 친선경기를 하게 된다”며 “일정을 소화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식령스키장 접근성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항공기가 아닌 육로 이동은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한다”며 “금강산부터 마식령스키장까지 차가 아니라 말을 타고 가는 것처럼 느꼈을 정도로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도로포장 상태가 엉망이고, 제설도 돼 있지 않아 금강산에서 마식령스키장이 위치한 원산까지 100㎞ 정도를 차로 이동하는 데 4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갈마비행장을 이용한 항공기 이동을 북측에 제안한 것도 이처럼 육로를 통한 스키장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이 관계자는 “갈마비행장에서 마식령스키장까지도 23㎞에 불과한데 길이 다 얼어 있어서 50분이나 걸렸다”며 “그래도 육로 이동보다는 훨씬 낫다”고 말했다.

반면 마식령스키장 숙박시설에 대해서는 호평했다. 또 다른 스키협회 관계자는 “마식령호텔은 우리나라 5성급 호텔 수준으로 보이고, 내부도 유럽스타일로 잘해놨다”고 말했다. 그는 “스키장 이용객이 100명 정도 있었는데 20∼30명의 초등학생 무리가 단체로 스키를 타고 있었다”며 “어디서 온 아이들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외교관 등 고위급 자녀들이라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