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점검단 맞은 강릉 주민들

“와∼” 환호 등 환영분위기 속
“손바닥 뒤집듯 할라” 우려도

“현송월이 올림픽 아니면 남한에, 그것도 강릉에 어떻게 와보겠습니까? 나중에 북한에 또 뒤통수 맞겠지만 일단 왔으니 박수 쳐주러 나왔습니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 7명이 1박 2일 일정으로 강릉을 찾은 것에 대해 주민들은 환영을 하면서도 북한 추후 행보에 대한 의구심은 감추지 못했다. 22일 오전 9시 10분쯤 현 단장 등 점검단이 서울행 KTX를 타기 위해 강릉역에 도착하자 인파 150명 정도가 역에서 이들을 맞이했다. 현 단장이 폴리스라인 사이를 가르며 탑승 플랫폼으로 내려가는 것을 보던 한 60대 남성은 “이렇게 좋게 왔다 가서 북한이 남북관계를 또 손바닥 뒤집듯 할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현 단장 등 점검단을 보면서 한 30대 주부는 같이 온 아이에게 “북한 사람도 우리랑 똑같이 생겼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 단장이 전날 강릉역에 도착할 때도 역사에 주민 300여 명이 모여들어 점검단을 환영했다. 주민들은 21일 오전 11시 50분 점검단을 태운 KTX가 서울역을 떠났다는 뉴스가 전해지자 속속 강릉역 역사로 모였다. 아들 내외의 부축을 받고 강릉역을 찾은 80대 강모 씨는 “현송월 같은 북한 사람이 지금이 아니면 여기 찾아올 수가 있겠나 싶어 보러 왔다”며 “북한이 또 미사일을 쏴서 남북관계가 안 좋아질 수 있다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강릉아트센터 점검 때도 주민들의 환영이 이어졌다. 오후 3시 46분 강릉아트센터에 점검단이 도착하자 몇 시간 전부터 집결해 있던 주민 200여 명 사이에서 “와아”하는 환호와 함께 박수를 쳤다. 3시간 전부터 강릉아트센터에서 점검단을 기다렸다는 60대 부부는 “북한은 늘 우리의 뒤통수를 치고, 이번에도 이렇게 왔다 간 뒤에 또 미사일을 쏘는 등 한순간에 돌아설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뒤통수를 맞을 때 맞더라도 강릉을 찾은 만큼 환영을 해줘야 할 것 같아서 나왔다”고 말했다.

강릉=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