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낙연(앞줄 가운데) 국무총리가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외교·안보 상황과 남북관계의 개선’을 주제로 열린 정부 업무보고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이 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낙중 기자 sanjoong@

- 외교안보 부처 보고 의미

남북 문화·학술 교류 확대
평화체제 4강외교 전략 등

‘평창서 시작 한반도 평화’
외교·국방력 성공개최 집중

北미사일 발사 등 논의없어
‘지나친 장밋빛 전망’ 비판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신년 업무보고에서 외교·안보 관련 부처들은 북한이 참가하기로 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과 이를 계기로 한 남북대화·협력 및 한반도 긴장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외교·안보 부처들이 평창에 ‘올인’하는 장밋빛 계획만을 내놓고 한반도 긴장이 다시 심화될 경우에 대비한 방안은 부재해 우려를 낳고 있다.

통일부는 19일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구체화, ‘통일국민협약’ 추진 기반 조성, 탈북민에 대한 생활밀착형 정착지원 체계 구축 등 3가지 정책과제를 2018년 업무계획으로 보고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한반도를 3개 벨트로 묶어 개발하고 이를 북방경제와 연계해 동북아 경협의 허브로 도약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북한의 변화와 경제통일 기반을 조성하는 한편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동북아 평화경제공동체 구축을 실현하자는 것이다. 통일부는 상반기 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종합계획을 수립하기로 한다는 방침이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국면에서 너무 앞서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 측은 “대북 제재 틀 내에서, 우리 지역에서 가능한 사업을 통해 협력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통일부는 정권이 바뀌더라도 지속가능한 대북정책 원칙을 담을 ‘통일국민협약’을 2020년까지 체결하겠다고 보고했다. 탈북민 정착 지원을 위해 올해 직업훈련 확대 및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에 나서고 내년에는 취업지원 체계를 재구축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올해 한반도 평화안정 기반 조성과 실질 협력 증진을 목표로 주변 4국(미·중·일·러)과의 전략적 소통 및 공조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국과는 정상 간 긴밀한 관계를 한·미 관계 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하면서, 고위급 협의를 통해 양국 간 정책 조율을 강화할 방침이다.

중국과는 문 대통령의 국빈 방중으로 마련된 교류협력을 가속화하는 한편 중국 어선 불법조업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은 세심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본과는 위안부 문제 등 역사 문제 해결과 실질 협력을 분리해 대처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대응하도록 미국 전략무기의 정례적 전개와 배치 확대 방안을 강구하고, 남북 군사당국회담은 군사적 긴장 상태 완화와 평화적 환경 마련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기로 했다. 또 공세적이고 정예화된 군 구조로 전환을 위해 현재 61만여 명인 병력을 2022년까지 50만 명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그러나 외교·안보 부처들이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개선을 전제로 한 업무보고를 하면서 북한 도발 시 대응 능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평창올림픽 개최 전날인 2월 8일 정규군 창설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실시할 계획이고, 올림픽 후 한·미 연합훈련을 이유로 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을 재차 감행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박준희·김유진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