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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지연관현악단 실체 불분명
구체적 공연내용 몰라 ‘불씨’
체제선전 음악 포함 땐 파장

남북이 북한 예술단 규모와 공연 방식 등에 합의하면서 그동안 우려됐던 평창의 북한 체제 선전장화 우려는 어느 정도 덜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북한이 파견하려는 삼지연관현악단 실체가 불분명하고, 구체적인 음악도 명확하게 하지 않아 논란의 불씨는 남아 있다.

남북은 15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북한 예술단 파견 실무접촉에서 삼지연관현악단 140여 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을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공연은 서울과 강릉에서 2회 하는 것으로 하고, 공연장은 추후 최종 결정키로 했다. 북한 측은 공연 내용을 “통일 분위기에 맞고, 남북이 잘 아는 민요, 세계 명곡 등으로 구성하겠다”고 우리 측에 전달한 상황이다.

북한이 공연을 서울과 강릉 공연장에서 1회씩 하기로 함에 따라 평창 주변 곳곳에서 공연을 하며 체제 선전장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상당히 줄었다. 또한 북한이 음악 구성을 민요와 세계 명곡으로 하겠다고 한 것도 정부의 부담을 덜어줬다.

다만 북한 당국이 음악에 체제 찬양 가사를 집어넣는 형태여서 공연 도중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윤걸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북한 음악은 대부분 가사 있는 노래에 김정은이나 북한 체제 찬양 내용을 집어넣고, 1절에 나오지 않으면 2절이나 3절에라도 그런 내용이 등장한다”며 “민요나 세계 명곡을 부른다 해도 이런 내용은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송월이 이끌 것으로 보이는 ‘삼지연관현악단’이 어떤 성격의 예술단인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 점도 우려 대상이다. 일각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9년 만든 ‘만수대예술단 삼지연악단’(사진)의 외형을 넓힌 예술단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튜브에서 살펴본 ‘2017년 새해 경축 만수대 삼지연악단 공연’을 보면 ‘그리운 장군님 계신 곳’ ‘우리 원수님’ 등 체제 수호와 선전을 내용으로 한 창작곡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실장은 “북한 예술단의 방한이 민족화합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실무접촉에서 북한 예술단의 복장과 공연 방식 및 내용에 대해 세부적인 부분까지 긴밀하게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영주·최현미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