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회담장 나온 현송월 15일 판문점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 파견 관련 실무접촉 종결회의에서 북측 단장인 권혁봉(가운데) 문화성 예술공연운영국장이 공동보도문을 살펴보고 있다. 왼쪽은 현송월 관현악단장(모란봉악단 단장). 통일부 제공

한반도旗·女아이스하키단일팀
남북간 대충 밑그림 그려진 듯
방문단 규모·입국경로도 협의

남북관계 향방 가늠자 ‘주목’
추가고위급회담 발판 될 수도

南 저자세땐 北에 끌려갈 우려

남북은 17일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차관급 실무회담을 개최하고 북한 선수단의 출전 종목, 규모, 단일팀 구성, 공동입장 등을 논의한다. 지난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의 후속 회담 격으로 열리는 이번 실무회담의 경과는 향후의 남북대화 및 남북관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 측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모시기’ 자세로 회담에 임할 경우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6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번 실무회담 의제는 우선 북한 고위급 대표단·선수단 등의 구성을 비롯해 이들의 평창 방문 절차, 체류 지원 등 실무적 문제에 맞춰질 전망이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5일 국회에서 남북 선수단의 한반도기 공동입장과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을 언급한 만큼 북한 선수단 구성 및 경기 참가 절차 등에 대해 이미 남북 간 밑그림이 그려져 있거나, 최소 한국 측의 제안 내용이 구체화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일팀 구성을 위해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과의 협의 단계가 남아 있지만 한반도 긴장 완화를 고려해 동의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이런 방안에 대한 한국 내 반발도 불가피하다. 한 체육계 인사는 “1991년의 탁구단일팀(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축구단일팀(세계청소년선수권 8강 진출)과 달리 메달 획득 가능성이 낮은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일종의 ‘공연단’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실무회담이 지난 9일 고위급회담과 향후 기대되는 추가 고위급회담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번 회담의 남측 참석자는 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 3명, 북한 참석자는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 등 3명으로, 이들 모두 지난 9일 고위급회담 때 참석했다. 이들의 논의에서 북한 정권 핵심 인사의 평창 방문이 가시화될 경우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남북 고위급 대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게 된다.

다만 한국의 저자세는 여전히 우려 요소로 남아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북한 대표단이 참가하고, 핵·미사일 능력시위를 하지 않는 대신, 올림픽 종료를 전후해 북한이 ‘우리가 양보했으니 이제는 남측이 화답할 차례’라는 논리로 기존의 의제들을 주장하면서 한국을 압박할 가능성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박준희·조성진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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