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발표한 국가 권력기관 개혁안이 관철되려면 경찰법, 형사소송법, 국가정보원법 등 국회 입법을 통한 제도화가 이뤄져야 한다. 국회는 입법권을 가진 사법개혁특위에서 법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반대가 커 국회 처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5일 현재 국회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과 관련된 법안 4건이 계류 중이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공동으로 발의한 법안이 대표적으로 20인 이내 특별검사로 구성된 수사 인력이 전직 대통령, 대법원장, 검찰총장,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등을 수사·기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승조 민주당 의원안, 노회찬 정의당 의원안 등도 유사한 내용이다. 반면 오신환 바른정당 의원안은 공수처에 수사권만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정원 개혁과 관련해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의 내·외부 통제를 강화하고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최근 발의했다. 특수활동비 등 국정원 예산에 대한 세부자료를 국회에 제출하도록 해 특수활동비 집행 통제를 강화한 추미애·박홍근 민주당 의원안도 계류 중이다. 또 감사원의 감사를 통해 국정원 권력 및 예산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감사원법 개정도 필수적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경찰에 수사 개시·진행·종결권을 부여한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중심이다. 반면 경찰 조직 견제를 위한 자치경찰제 추진과 관련된 경찰법 및 경찰공무원법은 여야 모두 현재까지 뚜렷한 안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