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언론들 ‘적반하장’

“사과 요구는 관계회복 걸림돌”

한·중 정상회담 전 중국 행사장에서 발생한 중국 보안요원들의 한국 사진기자 폭행 사건에 대해 중국 언론이 오히려 한국 기자가 규정을 준수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고 ‘적반하장’으로 나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15일 ‘기자가 중국에서 맞았는데 한국의 반응은 어째서 정치인들이 포효하고 언론이 가마솥처럼 들끓는데도 네티즌들은 오히려 (중국에) 환호하는가?’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은 “문재인 대통령 방중 행사를 취재 중인 기자가 구타를 당한 것에 대해 한국 정치인이 법석을 떨고 있다”며 “하지만 사건에 대한 더 많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한국 네티즌들의 태도는 반전해 (사진 취재) 규칙을 준수하지 않은 기자를 꾸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한국 기자들이 “국제적인 망신을 시켰다”는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을 인용했다. 이 신문은 이어 “(기자들의 이런 행동은) 여러 번의 고위층 외국 방문 때 발생해 사고를 일으켰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또 이번 구타 사건을 일으킨 보안요원들이 중국 측 경호라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백악관 내에서 한국 기자들을 향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화를 냈던 일도 언급하기까지 했다. 싱가포르의 롄허자오바오(聯合早報)도 “한·중 양국이 정상적인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 시점에 한국 수행 기자가 중국 경호원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양국 관계가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며 “한국 측은 중국 측에 강력히 항의하고 정식 사과를 요구하면서 양국 관계 회복에 새로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도 이번 사건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저널(WSJ)은 “한·중 양국의 관계 회복 노력이 중국 보안요원들과 두 명의 한국 사진기자가 충돌해 다친 사건으로 큰 손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10명 이상의 중국 보안요원이 한국 사진기자들을 폭행하면서 문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를 망쳤다”고 전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