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간 통화서 밝혀”
내부선 긴장속 상황 주시

청와대는 8일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와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미정 발언과 관련, 백악관 측에 상황을 바로잡아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 만큼 신속한 논란 진화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국가안보실 채널을 통해 미 백악관 측에 관련 내용의 진의와 의미를 파악하고, 바로잡아줬으면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백악관과 미 국무부가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고대하고 있다’고 한 해명도 이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이미 두 달 전에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통화에서도 분명히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약속한 바 있다”고 관련 사실을 즉각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헤일리 대사가 미국 대표 선수단의 동계올림픽 참가 여부에 대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고 말한 것과 관련, “헤일리 대사가 ‘나는 잘 모르지만’이라는 전제하에 발언한 것인데 ‘나는 잘 모르지만’을 잘라버려 생긴 혼선”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미 행정부에서 나온 올림픽 참가 유보 발언을 단순 해프닝으로 여기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날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현안점검회의에서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관련 문제에 대해 보고했고, 대통령 주재 일일 현안점검보고에서도 관련 내용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고, 나아가 이를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생각을 꾸준히 밝혀 왔다. 하지만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소속 선수들과 러시아 대표 선수단의 불참에 이어 미국에서 잡음이 들려오면서 올림픽 성공 개최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이 북한의 핵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대화 국면의 전환을 언급하는 문 대통령에 대해 미국이 우회적인 압박을 가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확대 해석일 뿐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