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역 타격 ICBM’ 실험에
‘대북 말폭탄’ 다시 쏟아내

“원유차단·해상봉쇄 나서야”
헤일리는 유엔서 거센 압박

美재무부 강력 추가제재 예고
北 외교·경제 동시봉쇄 강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9일 독자·다자제재를 총동원해 북한의 외교·경제적 고립을 가속화하는 대북 압박 양동작전에 들어갔다. 트럼프 행정부는 김정은 북한 정권의 ‘생명줄’인 대북 원유공급 중단까지 중국에 강력하게 요청했고, 대북 해상 봉쇄도 예고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정신병자’를 뜻하는 “병든 강아지(sick puppy)”라면서 조롱하기까지 했다.

이날 트럼프 행정부는 전일 북한이 워싱턴DC를 포함한 미국 동부지역을 사정권에 두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시험 도발을 한 데 대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을 정했다. 특히 북한이 ‘정부 성명’에서 “화성-15형 무기체계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로켓”이라고 규정한 것을 사실상 미국에 대한 핵공격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ICBM 발사 직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요청했다.

또 30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7일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와 대북 정세를 논의하며 “(북한의) ICBM은 절대 용인할 수 없다”며 “워싱턴과 뉴욕, 로스앤젤레스(LA)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해상운송 통로를 끊기 위한 해상 차단도 모색하고 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워싱턴 외신기자클럽 브리핑에서 “새로운 차원의 해상 차단이 나올 것으로 보이며, 이게 새로운 대북 압박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워트 대변인은 북한의 노동자 송출 문제도 언급했다.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도 이날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북 제재의 큰 두 개 덩어리는 해상 차단과 대북 송유 문제”라면서 “해상 차단도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미국이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정하지 않은 것 같더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강력한 대북 독자제재도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에서 재무부의 추가 대북 제재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우리는 긴 제재 목록을 가지고 있으며, 재무부가 내놓을 준비가 되면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북 추가 제재안이 곧(very shortly)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30일 발표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러시아 기관·개인이 포함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원색적인 공격을 재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주리주 세인트찰스에서 세제개편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미국 경제를 위한 ‘로켓 연료’를 언급하면서 김 위원장을 “꼬마 로켓맨(little rocket man)”이라고 지칭한 데 이어, “병든 강아지”라고 비하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병든 강아지’는 강아지가 병들면 자기가 배출한 토사물을 먹는다는 의미에서 나온 속어로,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을 지칭한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