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등 부채비율 여전히 높아
“경제성장 걸림돌 될수도”지적
내집마련 수요자 부담 커질듯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1.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산업계의 경기 위축에 대한 근심이 커지고 있다. 금리 위축이 시장을 위축시키고 전반적인 투자·소비심리도 꺾어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계가 금리 인상을 우려하는 것은 가계뿐만 아니라 기업의 부채비율이 많이 줄어들고 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업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지난 5년 동안 평균 152%에서 121%로 떨어졌지만, 부동산·조선·음식·숙박·건설업 부채비율은 149∼275%에 이른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경제지표가 소폭 개선되고 있더라도 비정규직 정규직화, 법인세율 인상 등으로 기업 부담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여기에 금리 인상까지 이뤄진다면 기업들이 신규 일자리를 뽑는다든가 더 많은 투자를 할 여력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평균 부채비율도 175%로 5년 전과 같은 수준이다. 기업들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이 현재의 경제성장률 등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만, 금리는 기업들의 미래 전략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도 기업들의 근심을 키우고 있다. 할부 구입이 많은 자동차의 경우 금리 인상 이후 소비심리가 대폭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안 그래도 위축된 소비심리가 금리가 인상된다면 더 위축될 수 있다”며 “민간소비가 회복되지 않으면 내년 정부의 경제성장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8·2 부동산 대책, 9·5 후속조치, 10·24 가계부채 대책 등 이번 정부 들어 잇따라 발표된 수요 억제책으로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악재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12월 다주택자들에 대한 추가 제재 성격이 짙은 임대사업자 등록 활성화 방안까지 예고돼 부동산 시장 위축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강화된 대출 규제에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까지 겹치게 돼 대출을 끼고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과 내 집 마련에 나선 수요자들에게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번 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 부동산 대출 금리가 5∼6%대로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2014년 이후 대량 공급된 주택 입주물량 증가 등의 요인과 결합하면 시장 침체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부동산 담보대출자들의 부담도 커져 고위험가구 증가도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고위험가구는 8000가구, 1.5%포인트 오르면 약 6만 가구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박준우·박수진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