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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최대 가계부채 부실 위험
변동금리 대출자들 부담 커져

한국은행(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6년 5개월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고정금리 대출자들의 부담이 늘어난 데 이어 기준금리 상승으로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부담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당장 이번 인상으로 늘어나는 가계이자부담만 2조30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한은은 추산했다. 1400조 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의 70%가량이 변동금리인 만큼 향후 가계부채 관리에도 상당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기에는 3년 이상 장기대출은 고정금리를 선택하고 예금은 6개월∼1년 단위로 단기로 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이자 부담은 2조3140억 원 증가한다. 가구당으로는 18만1725원씩 늘어난다. 올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치솟은 가구당 가계 부채(7269만 원)가 더 가중되는 셈이다.

그만큼 부실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대출금리 상승이 본격화되면 위험 가구 중심으로 연체가 늘면서 금융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 가계 부채의 70%가량이 변동금리란 점도 향후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될 전망인 만큼 가계부채에는 또 다른 위험 요인이다. 한은의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가계부채가 부실해질 수 있는 위험 가구는 전체 부채 보유가구의 11.6%에 달하는 126만3000가구에 이른다. 이들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는 전체 금융부채의 21.1%인 186조7000억 원이나 된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0.5%포인트, 1%포인트 오를 경우 고위험가구가 각각 8000가구, 2만5000가구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대출받기도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정부의 잇따른 가계부채 대책으로 심사가 강화되고 대출 가능액이 줄어든 가운데 대출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채 등 시장금리 상승으로 고정금리 상품의 금리가 오른 데 이어 기준금리 인상으로 변동금리 상품의 금리 상승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기준금리와 단기금리가 연동된 부분이 있어서 (은행 대출금리에) 영향이 안 갈 수가 없다”며 “이번 인상은 앞으로 금리 인상의 출발점이며,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금리 상승기에는 3년 이상 장기대출은 고정금리 상품으로 받고 예금은 6개월∼1년 단위로 굴려 금리 상승효과를 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