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세안·동아시아 정상회의

백악관 “北核 논의 이어갈 것”
北노동자 추방 등 요청할 듯

동아시아정상회의 불참하려다
亞서 美존재감 보여주려 참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14일 아시아 순방 마지막 행사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도 대북제재 강화를 위한 외교를 펼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필리핀·호주·인도 정상과 연쇄 회담을 하고 인도·태평양상의 중국 영향력에 대한 견제에 들어간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오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제31차 아세안 정상회의와 제5차 미국·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핵심 동맹국인 호주의 맬컴 턴불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이어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도 회담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 중 하나인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북한 노동자 추방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 완전 이행을 강력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관계자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미 한국·일본에서 동맹들과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대한 대화를 나누는 데 시간을 보냈고, 이런 대화를 필리핀에서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의제는 남중국해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중국 견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참하려 했던 EAS에 참석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한 것도 아시아에서 미국의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는 참모진 의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견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본격화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구상에서도 확인되는 것으로, 구상에 참여하는 미국·인도·호주·일본 등 4개국은 12일 필리핀에서 실무회의까지 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4개국 외교관들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해 필요한 사항에 대해 논의했고, 여기에는 북핵 문제와 자유항행권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미국 언론들은 아시아 순방 결과를 놓고 회의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결과에 대해 “북한 문제에는 단합하되, 무역 문제에서는 ‘혼자 간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 혼자’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