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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마다 증인채택놓고 충돌
與 ‘정진석 盧전대통령 언급’ 맹공
한국당 “정적 탄압…文정부 적폐”

정치권이 최악의 안보 및 경제 위기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과거사’를 둘러싼 이전투구로 빠져들고 있다. 원내 1·2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25일에도 정진석 한국당 의원의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관련 페이스북 글(20일)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놓고도 여당은 “박근혜·이명박 정부 인사들을 불러 실정을 파헤치겠다”고 벼르는 반면 야당은 “현 정권 인사들을 불러 인사·안보 실정을 따지겠다”고 신경전을 벌이는 등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과 부부싸움 등을 연결지은 정 의원의 페이스북 글 논란과 관련, “다분히 계산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의원의 막말이 국민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며 “막말 경쟁이라도 하듯, 정치가 (이렇게) 바닥으로 추락할 수 있는 것인지 민망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유족 측이 이날 정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로 한 가운데 민주당도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다.

이에 대해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의원의 발언을 놓고 민주당이 침소봉대해 문제를 키우는 것은 (노 전 대통령의) 640만 달러 뇌물사건 재수사, 그리고 범죄수익 환수 문제로 귀착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정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국가정보원, 검찰 등 권력기관을 정치에 끌어들여 정적을 탄압하고 정치 보복의 도구로 악용하는 게 적폐인데, 지금 문재인 정부도 똑같이 적폐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해서는 적폐를 무한 반복하는 악순환만 되풀이될 뿐이라는 게 내 글의 취지”라고 말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한국당과 민주당에서 격한 말이 오가는 것은 둘 다 바람직하지 않다”며 “돌아가신 전직 대통령 문제를 이제 와서 들쑤셔서 갑론을박하는 것은 나라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여야의 과거사 공방은 국감 증인 채택으로 옮겨붙고 있다. 운영위원회에서는 민주당이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박근혜·이명박 정부의 주요 인사들을 증인으로 추진해 보수 정권의 실정을 파헤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에 한국당을 포함한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인사 논란에 집중하겠다”며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등 인사라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 등 외교·안보라인의 증인 채택을 예고했다. 국방위 역시 여당은 ‘사이버사령부 댓글 부대’ 의혹 관련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당시 군 사이버사령부 지휘부, 반면 한국당은 정 실장과 문 특보 등을 부르겠다는 방침이다. 정의당에서는 ‘언론장악’ ‘4대강 비리’ 등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