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단체 어제 광화문 집회
“양심수, 文대통령 결단 필요”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 구명위원회’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등을 ‘양심수’로 부르며 ‘추석 특사’로 석방하라고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구명위는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양심수 추석 특사 석방 촉구 캠페인’을 열고 “얼마 전 국제앰네스티는 정부에 양심수 석방을 요구하며 한 위원장 등 노동자 양심수와 이 전 의원 등 국가보안법 양심수 등을 거명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17일 만에 양심수를 석방했는데, 문재인 대통령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명위는 “양심수 문제는 인권 문제인 만큼 새 정부의 용단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촛불의 이름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가 인권을 가두고 있는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토끼 탈을 쓰고 죄수복 등을 입은 채 장기하의 ‘달이 차오른다’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퍼포먼스도 했다. 구명위 관계자는 “추석 보름달이 뜨기 전에 양심수를 석방하라는 의미”라며 “오는 28일까지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저녁 퍼포먼스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명위는 강병기 민중의 꿈 상임대표, 퇴휴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명예대표 등이 공동대표를 맡고, 함세웅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과 권오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등이 고문으로 있는 단체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 7월 17일 이 전 의원과 한 위원장에 대해 광복절 특사를 요구했던 인사들이다. 당시 ‘양심수 석방 추진위원회’가 이 전 의원 등 국보법 위반자 25명과 한 위원장 등 노동자 12명 등 자체 선정한 ‘양심수’를 석방하라며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앞 분수대까지 행진했는데, 추진위에는 함세웅 이사장과 권오헌 명예회장이 참여했다.

이들의 행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법적으로 유죄 판단이 내려져 처벌을 받고 있는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마치 ‘정치적 판결’에 희생된 양심수인 것처럼 여론을 몰아가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을 부정하는 행위”라며 “대한민국 정체성을 훼손한 이들이 특사로 풀려나는 잘못된 선례가 만들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