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육군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직후인 15일 오전 6시 57분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현무-2를 동해상으로 발사하고 있다. 현무-2의 사거리는 도발 원점인 평양 순안과의 거리인 250㎞에 맞춰졌다. 육군 제공

文 “국제사회 제재 더 세질 것”
정부 “무모한 도발” 규탄 성명

靑일부 “인도적 지원은 별개”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직접 주재하고, 북한의 위협에 대한 단호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더 강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을 언급해 다음 주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한 미국 방문 기간 다른 나라 정상들과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할 것임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NSC 긴급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북한의 연쇄적인 도발이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선언했다. 국내외의 우려 제기에도 불구하고 고수해 온 ‘대화와 제재 병행’ 입장 변화 가능성과 관련해 주목되는 대목이다. 대북 원유 수출 동결 등이 담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375호가 철저히 이행되도록 정부의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강화된 제재와 압박의 가능성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NSC 모두발언에서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이 한층 더 옥죄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즉각적인 응징 능력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날 군은 문 대통령의 사전 재가에 따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6분 만에 현무-2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 정부의 정보 수집 기능이나 즉각적인 응징 체계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도발해 올 경우 조기에 분쇄하고 재기 불능으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발언도 그간 없었던 이례적 표현으로 향후 북한 도발에 대해 군사적 대응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강도 높은 규탄 성명을 즉각 발표했다. 정부는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는 것이 자신의 안보와 경제발전을 보장하는 진정한 길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무모한 도발을 즉각 멈추고 조속히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며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우리는 국제사회와의 일치된 공조와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이 전날부터 북한의 추가 미사일 도발 징후를 보고받았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800만 달러 규모 대북 지원 관련 논란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사일 발사나 핵 도발에 대한 단호한 제재와 대응 기조도 유지되지만 이와 별개로 인도적 지원에 대한 부분은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