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CCTV 등 대부분 매체
미사일 발사 소식 짧게 전해

전문가 “中, 원유 차단하면
결국 국익 해칠 것이라 생각”

북한이 15일 또다시 중거리급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중국이 곤혹스러운 입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6차 핵실험 등 잇따른 도발에 따른 미국의 대북 원유 공급 완전 중단 요구에도 불구하고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제한적 공급을 관철시켰지만 점점 ‘북한 감싸기’의 명분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의 강력한 추가 제재 요청에 중국의 동참이 주목된다.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 한반도 전문가는 “중국은 북한에 원유를 차단하는 것이 북한의 붕괴나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초래해 오히려 중국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중국 매체들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애써 외면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중국 매체들의 보도 내용은 지난 12일 안보리 결의가 통과됐을 때에는 유엔 본부를 현장 연결하고, 분석 기사를 쏟아냈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연합뉴스와 일본 매체를 인용해 북한이 이날 오전 6시 57분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일본 상공을 거쳐 북태평양 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사실관계만을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와 글로벌 타임스 등 현지매체들도 외신을 인용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속보로 전했지만 이번 도발에 대한 의미 분석은 없었다. CCTV도 이날 오전 뉴스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별도 리포트 없이 전했다.

CCTV가 안보리 새 대북제재가 통과됐을 때 뉴욕 주재 기자를 현장 연결하고 관련 뉴스를 4꼭지에 걸쳐 보도했던 것과 비교하면 관련 보도를 대폭 축소한 셈이다. 대신 CCTV는 전날 중국 외교부 브리핑에서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공동 인식이라고 밝힌 점을 중점적으로 보도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힌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 내용도 소개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안보리 새 대북제재 결의안이 채택되자 홈페이지를 통해 신속하게 입장을 밝혔던 것과 달리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 매체의 이 같은 태도는 안보리 제재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도발을 가하는 북한에 대해서 정권 생존 차원의 위협을 가하지 않으려는 중국 당국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