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印서 귀국길 보고받아
“北 폭거… 밝은 미래 없을 것”

발사∼탄착 전체과정 생중계
요격 능력 한계로 대응 못해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일본 상공을 가로지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발사되자 일본 정부는 시급히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하는 등 대응에 분주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북한 탄도미사일의 발사와 비행, 탄착을 생중계하면서도 요격 등 별다른 대처에 나서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1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전날까지 진행된 인도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전 9시쯤 도쿄(東京) 하네다(羽田)공항에 도착, 곧바로 총리관저로 향했다. 그는 총리관저에 들어서며 취재진에 “(북한이) 재차 이런 폭거를 저지른 것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며 “북한이 이런 길을 계속 가면 밝은 미래가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전용기 내에서 관련 보고를 받고 정보 수집·분석, 피해 상황 확인 등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 등은 오전 8시쯤부터 NSC를 개최했다.

또 일본 정부는 전국순간경보시스템(J얼럿)과 방송 등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파했다. 오전 6시 57분쯤 북한 미사일 발사가 포착되자 J얼럿은 3분 만에 위험 지역에 대한 경계령을 발령했고, 오전 7시 4~6분쯤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자 2차 경계령을 전파하기도 했다. 7시 16분 홋카이도(北海島) 에리모(襟裳)곶 동쪽 약 2200㎞ 해상에 미사일이 탄착하자 스가 관방장관은 7시 30분쯤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그러나 요격 능력의 한계 때문에 실질적 대응은 이뤄진 것이 없었다. 앞서 스가 장관은 바로 전날 돗토리(鳥取)현 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일본 영토 쪽으로 발사할 경우 “요격도 포함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날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일본은 궤적만 추적하는 데 그쳤다. 일본의 탄도미사일방어체계(MD)는 해상자위대 이지스함에 탑재된 SM-3 요격미사일로 최고 고도 500㎞ 내에서 요격하는 1단계와 지상 10㎞ 이상에서 패트리엇(PAC-3) 미사일로 요격하는 2단계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최고 고도가 약 770㎞에 달한 것으로 관측된 이번 북한 미사일을 일본은 요격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이런 한계를 이유로 현재 일본은 미국과 함께 요격 범위를 최고 고도 1000㎞ 이상으로 하는 ‘SM-3 블록2A’를 개발하고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