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새 사업 시작에 대한 인식’
작년 149國중 144위 그쳐
재계 내부서도 자성 목소리

우리나라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데 대한 도전 의식이 약하고, 혁신 역량이 줄어드는 등 산업계 전반의 성장동력이 경고음을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민간연구기관 레가툼 재단이 지난해 말 세계 149개국을 대상으로 경제·사회 등 각 분야를 조사해 발표한 ‘2016 레가툼 번영지수’에 따르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데 대한 인식’에서 우리나라는 144위로 꼴찌 수준에 그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실패에 대한 두려움, 안전제일주의 등 의식이 지표로 드러난 것이다.

한국은 이 지표 순위에서 지난 2011년까지 137위를 유지하다가 2012년 136위로 소폭 상승했지만 2013년 141위로 다시 추락한 뒤 2014년부터 계속 144위를 유지하고 있다.

레가툼 번영지수 조사에서 한국은 또 ‘열심히 일하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인식 지표 역시 134위로 매우 낮은 수준에 그쳤다. ‘수저 계급론’이 등장하는 등 경제적 수준을 자신의 현재 수준 이상으로 높이기 어렵다는 인식이 기본 사고 구조에 자리 잡은 것이다.

지난 2010년 106위 정도였던 해당 지표는 2011년 119위, 2012∼2013년 123위, 2014년 133위 등으로 계속해서 낮아졌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혁신 역량도 점차 꺼져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국내 제조업의 신진대사 진단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상장기업 가운데 신생 기업 비율과 소멸 기업 비율을 합한 교체율은 2011∼2015년 25%로 독일(53.8%), 미국(46.9%)의 절반에 불과했다. 장기 저성장으로 신진대사가 저하된 일본(20%)과 유사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 규제나 노동시장 정책 등 발목을 잡는 외부 요인들도 있지만, 산업계 내부적으로도 혁신 역량이 뒷걸음질 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기업들의 자성과 고민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