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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中·대만에 추월 당할 듯
12년만에 ‘왕좌’ 빼앗길 우려

석유·반도체, 中과 경합도 커져
13대 수출품 점유율도 하락세
“생산성 제고·신산업 전환 필요”

한국경제의 엔진인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1위 국가였던 한국이 올해는 중국·대만에 밀려 3위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LCD뿐 아니라 주력 수출품목 다수가 중국 등에 쫓기고 생산성은 떨어지는 탓에 세계 시장점유율을 잃어간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이 세계 LCD 회사의 올 상반기 생산량과 하반기 출하량 계획을 전수조사한 결과, 한국의 대형 LCD 생산규모(점유율)는 지난해 35.6%에서 올해 30.1%로 줄고, 중국은 26.4%에서 34.4%로 늘 것으로 추산됐다. 경쟁상대인 대만도 한국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유력시됐다. 이 전망대로라면 우리나라는 2005년 일본을 누르고 거머쥔 대형 LCD 최대 생산국 타이틀을 12년 만에 내놓는 것이다. TV, 컴퓨터 등에 쓰이는 대형 LCD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해 563억 달러(약 63조7000억 원)로 D램(415억 달러)을 앞질렀다.

국내 업체는 대형 LCD 생산을 줄이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갈아타고 있으나 OLED 시장 비중은 0.8%에 불과하다. 반면, 2004년 8.5%였던 중국 선두업체 BOE의 점유율은 2015년 12.1%, 2016년 18.7%, 올해 20.8%로 늘어 7년 연속 1위였던 LG디스플레이(21.0% 추정)를 추월 직전까지 따라잡은 것으로 분석됐다.

디스플레이뿐만이 아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5년 중국과의 수출 경합도는 디스플레이 93.6%, 석유 88.8%, 반도체 64.3%, 무선통신기기 62.4%, 선박 57%, 일반 기계 53.9%, 자동차 부품 51%, 철강 50.3% 등에 달했다. 같은 해 국내 13대 수출품의 세계 점유율은 5.3%로 2011년 5.7%에서 0.4%포인트 떨어졌으나, 중국은 15.2%에서 18.3%로 3.1%포인트 늘었다.

산업연구원은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섬유, 가전, 통신기기 등의 세계 점유율이 2025년에 가면 2015년보다 모두 곤두박질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해선 생산성 향상과 신산업으로의 빠른 전환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