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러시아行 ‘헹가래’ 6일 오전(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의 A조 10차전에서 0-0으로 비겨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신태용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연합뉴스

황희찬·이동국 슛 아쉽게 불발
이란 - 시리아戰 2 - 2 소식 듣고
어깨 무겁던 선수들 기쁨의 눈물

손흥민 “브라질 악몽 없도록
준비 잘해 전쟁터로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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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우즈베키스탄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마지막 10차전은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득점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골을 넣지 못해 0-0으로 비겼다. 그리고 종료 휘슬이 울린 뒤 한동안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는 가려지지 않았다. 시리아-이란의 경기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9차전까지 대표팀은 4승 2무 3패(승점 14)로 2위, 시리아는 3승 3무 3패(승점 12)로 3위였다. 1위 이란은 이미 본선 직행을 확정했다. 대표팀이 비기고, 시리아가 이란을 꺾으면 2위에게도 주어지는 본선 직행 티켓은 시리아의 차지가 된다.

전반 1분 황희찬(21·잘츠부르크)이 문전에서 수비수를 등지고 왼발 터닝슛을 날렸지만, 공은 크로스바를 향했다. 전반 20분엔 아이즈베크 카이다로프의 중거리 슛이 역시 골대에 맞았다. 같은 시각 이란에서 열린 이란-시리아의 또 다른 10차전에서 시리아가 전반에 선제골을 넣었다.

신태용(47) 대표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실시간으로 이란-시리아전의 상황을 전해 들었다. 이란이 만회골을 넣어 전반은 1-1로 끝났고, 이란이 후반 19분 역전골을 넣어 2-1로 앞서갔다. 이대로 끝나면 대표팀은 비겨도 본선 티켓을 확보할 수 있지만, 후반 들어 우즈베키스탄을 몰아붙였다.

특히 베테랑 염기훈(34·수원 삼성), 이동국(38·전북 현대)이 후반 18분, 후반 33분 투입되면서 공격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졌다. 이동국은 후반 40분 문전에서 절묘한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의 손에 걸렸다.

후반전에 공세를 강화했지만 대표팀의 소득은 없었다. 이란이 시리아를 2-1로 앞선 채 경기를 마치길 기다렸던 대표팀은 시리아가 후반 추가시간 골을 넣었다는 소식에 긴장했고 2-2로 끝나자 비로소 안도했다. 신 감독은 코치진, 선수들을 일일이 껴안으며 본선 진출의 기쁨을 나눴다.

최전방 공격수 황희찬은 10차전을 마치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소집을 앞두고 오른쪽 무릎을 다친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에서는 최종예선 9, 10차전에 출전하지 않기를 원했다”면서 “하지만 매우 중요한 경기이기에 신 감독께 말씀드려 출전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막내’인 황희찬은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내가 14∼15세부터 가르침을 받은 분들이고, 중요한 대회 때마다 계속 실패했기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면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돼 눈물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벼랑 끝에서 벗어났기 때문인지 선수들은 벅차면서도 조심스러운 표정이었다. 눈의 실핏줄이 터질 정도로 고민이 많았던 ‘맏형’ 이동국은 “스트레스를 안 받는 성격인데, 이번엔 신경을 많이 써 나도 모르게 예민해진 것 같다”면서 “골 결정력에서 아쉬움이 남는데 내 역할을 해내지 못해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이란과의 9차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관중들의 함성 탓에 동료들과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았다”고 말해 실언 논란에 휘말렸던 수비수이자 주장인 김영권(27·광저우 에버그란데)은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본선 진출에 작게나마 도움이 돼 기쁘다. 한국 축구팬들의 응원과 관심은 많은 힘이 된다. 오해가 풀리길 바란다”며 다시 한 번 고개 숙였다.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은 “이제 다른 전쟁터(본선)에 나가게 됐는데, 준비를 잘해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악몽(조별리그 탈락)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아시아에선 이란과 한국(이상 A조),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이상 B조)가 본선에 직행한다.

유럽에선 개최국 러시아와 벨기에, 남미에선 브라질, 북중미에서는 멕시코가 일찌감치 본선에 올랐다. 전체 32장의 본선 티켓 중 8장이 주인을 찾았다.

타슈켄트 =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