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申 축구대표팀 감독 인터뷰

지난 7월 ‘특급 소방수’로 투입
감독 된 뒤 월드컵 데뷔 ‘한풀이’

신태용(47) 축구대표팀 감독은 ‘특급 소방수’에 비유된다.

고 이광종 감독이 급성 백혈병으로 하차하면서 신 감독은 2015년 2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대표팀 ‘대타’ 사령탑을 맡아 8강까지 진출했다. 지난해 11월엔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아시아예선에서 부진하자 구원투수로 등장해 U-20 월드컵 본선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그리고 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저조한 성적을 남기자 울리 슈틸리케(63) 전 감독을 대신해 지난 7월 지휘봉을 잡아 본선 직행 티켓을 확보했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지만, 찜찜한 구석이 있다.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달 31일 열린 이란과의 A조 최종예선 9차전, 그리고 6일 오전(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10차전을 모두 0-0으로 비겼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 직후 “이번엔 참 힘이 들었다”면서 “앞으론 신태용식 축구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빠른 공수전환, 특히 허를 찌르는 역습이 장기. 하지만 선수들과 만나 훈련한 기간은 2주가 조금 넘을 뿐이고, 월드컵 본선 진출이란 중압감마저 짊어졌기에 자신의 개성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신 감독은 “이란과의 경기에선 선제골을 내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면서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이란과 비겼기에 우즈베키스탄을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며 “이기기 위해 와서 무승부로 마쳤지만,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선수 시절엔 스타였으면서도 월드컵 본선에 참가한 적은 없다. 그에겐 러시아월드컵이 데뷔 무대인 셈. 신 감독은 “나는 상당히 공격 축구를 좋아하는 지도자이지만,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수비에 중점을 뒀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러시아월드컵에선 한국축구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슈켄트 =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