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매체 “주민들 흥분” 보도
9일 전후 추가도발 가능성도

북한 당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 성공 소식을 전하면서 “주민들이 ‘만세’를 부르며 흥분에 빠져들었다”는 보도를 쏟아내는 등 내부 결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불러올 수도 있는 경제난에 따른 주민의 불만과 동요를 막기 위해 핵·미사일 개발·발사 성공 소식을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엔의 대북 제재 강화 움직임에 대한 반발과 주민 내부 결속을 더욱 다지는 차원에서 북한이 가깝게는 오는 9일을 전후로 미사일 추가 도발을 하거나 올해 안에 7차 핵실험을 감행할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 북한의 대외선전 매체 ‘메아리’는 당국의 6차 핵실험 성공 발표를 듣고 평양시 대성구역 용흥1동 문성철(45) 씨가 “‘아~ 만세!’를 외치며 명절을 맞는 것처럼 떠들썩했다”며 “이번 수소탄 시험은 정말 우리에게 큰 힘을 안겨주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평양제사공장 노동자인 리옥주(21) 씨도 “우리의 핵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이 새로 연구 제작한 대륙간탄도 로케트(미사일) 장착용 수소탄 시험 성공 발표에 지금 미국놈들이 아우성을 치며 혼비백산해 있다니 속이 막 후련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국가과학원 전자공학연구소 김길수 씨는 “김일성 민족, 김정일 조선의 천만년 미래를 억척같이 담보하며 미국과 적대 세력들에게는 죽음의 공포로 되는 민족적 사변”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노동신문은 유엔 제재로 1990년대에 겪었던 ‘고난의 행군’ 시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강조하고 “형편이 어렵고 더 이상 참아낼 수 없을 때도 결코 물러설 생각을 마시라”며 “이 길을 곧바로 가면 반드시 더 큰 승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한 걸음도 주춤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강화된 대북 경제 제재에도 최대한 핵·미사일 개발 시계를 앞당겨 내부 결속 강화와 대외 압박을 꾀하려는 포석인 만큼 북한이 또다시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4일 국가정보원은 오는 9일 정권수립일이나 10월 10일 노동당 창건기념일에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시험 발사나 ICBM급 화성-14형 또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정상 각도로 북태평양에 발사할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언제든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역시 4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북한이 완전한 수소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7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