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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코드’ 대법원장 논란

내년에만 대법관 6명 교체
“급격한 교체로 편향성 시비
사회적 갈등 커질 우려있다”

“헌재재판관 3명 지명 등
대법원장 권한 막강한데
대통령이 임명 문제” 지적도

김명수(58·사법연수원 15기) 춘천지법원장의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사법권력의 대대적인 재편이 이뤄지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치 중립을 내세우며 사법개혁을 강조해 온 문재인 정부에서 도리어 정치적으로 편향된 ‘코드’ 인사가 계속되고 사법부의 행정부에 대한 종속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18년 기점으로 사법부 성격 바뀐다 = 한 고법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22일 김 후보자의 지명에 대해 “사법부를 대표하고 법관 전체 인사를 좌우하는 자리여서 균형성이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이번 인사는 진보 성향으로 치우쳤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재임 기간에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및 헌법재판관 8명이 임명된다. 김 후보자도 13명의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하게 된다. 특히 2018년 1월 김용덕·박보영 대법관을 시작으로 6명의 대법관이 대거 바뀌며 김 후보자와 이미 임명된 조재연·박정화 대법관과 함께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대법관이 다수를 점하게 된다. 2018년을 기점으로 다시 사법 권력이 진보 진영으로 넘어가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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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우위였던 사법부 지형이 진보 성향 우위로 구도가 바뀌면 대법원 판결도 성향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법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민·형사 사건은 크게 영향이 없겠지만 민감한 공안·노동 사건에서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자칫 우리 사회의 변화 속도를 앞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사회의 보혁 갈등이 심화될 우려가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김 후보자는 2015년 11월 서울고법 행정10부 부장판사로 재직하며 대법원 판결을 뒤집고 전교조의 합법노조 지위를 유지하는 판결을 내려 정치 편향성 논란을 낳은 바 있다. 전례 없는 사법권력의 급격한 교체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사법부에 특정 정치 색채가 더 뚜렷해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고위 법관 출신 변호사는 “사법부가 행정부에 지나치게 종속되거나 진보 편향으로 쏠리게 되면 사회의 정치적 균형을 유지하는 데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도마 위에 오른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한 = 대법관과 다른 대법원장의 막강한 인사권으로 인해 법조계에선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김 후보자 지명에 따른 사법부의 급격한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대법원장은 대법관 13명 전원에 대한 제청권과 헌법재판관 3명, 중앙선거관리위원 3명, 국가인권위원 3명, 부패방지위원 3명을 지명 및 추천할 수 있다. 또 3000여 명에 달하는 판사 인사권 및 예산 등 사법행정을 총괄하며 사법부 내 핵심으로 분류되는 법원행정처장을 임명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장의 이 같은 막강한 권한 때문에 대통령이 대법원장 한 명을 통해 사법권력을 장악할 수 있는 구조가 되는 것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김 후보자는 2011년 5공화국 대표적 공안 조작 사건인 ‘오송회’ 사건 피해자와 가족에게 국가가 150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춘천지법원장을 지내며 강원도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 자유한국당 김진태·염동열 의원을 재정신청을 통해 법정에 세우는 데 사실상 관여했다.

정철순·김리안·이정우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