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金대법원장 지명 비판

與일부 “사법수장 임명방식
삼권분립 원칙 어긋날 우려”

김명수 춘천지법원장이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보수 야권에서 격렬한 반대 목소리가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서는 “아무리 파격을 좋아하는 문재인 대통령이라도 이번 건은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고 입을 모았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도 ‘정치적 편향성·코드 인사’로 논란이 이는 가운데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 지명에도 코드 인사가 작용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김 후보자 지명을 두고 “사법부의 정치화, 코드화, 이념화를 의미한다”며 “정치색이 짙게 깔린 이유정 후보자에 대법원장 후보까지 (지명하며)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정치재판소·정치 대법원이 될지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고 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개혁을 앞세워 사법부를 장악하려 한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장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은 “입법·사법·행정권 중 유일하게 사법권만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이유는 그만큼 사법 권력의 정치적 중립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결과적으로 선출보다도 더 정치적으로 사법 수장에 대한 임명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권은 대법원장은 법관 전체의 인사권을 쥔 만큼 ‘제왕적 권한’이 주어지기에 무엇보다도 정치적 중립성이 강조되는 자리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대법원장은 대법관 전원에 대한 임명제청권은 물론 헌법재판관 세 명에 대한 지명·추천권도 있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국가인권위원회·부패방지위원회 등 정당의 사무를 관장하거나 외부 기관을 감사할 수 있는 위원회에도 각각 세 명씩의 위원을 지명·추천할 수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은 “앞으로 임명될 대법관·재판관이 모두 김 후보자와 비슷한 성향의 코드 인사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며 “사법부가 진보 좌파 성향으로만 채워지면 심각한 사회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지도부가 ‘낡은 사법체계를 혁신할 인사’라며 환영의 뜻을 내놨지만, 일각에서는 행정권력이 사법권력마저 좌지우지하는 현재의 구조가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행정부 수장이 사법부 수장을 임명하는 구조는 삼권분립 원칙에 어긋날 수 있는 만큼 분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또 지나치게 커진 대법원장의 권한도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