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경(왼쪽부터) 매스씨앤지 사업기획 실장, 빈상훈 연수생, 안미현 연수생, 이희경 매스씨앤지 대표, 강소미 연수생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매스씨앤지 본사 회의실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2부 청년실업, 강소기업이 답이다 - ④ 매스씨앤지

스토리텔링 담긴 융합 디자인
최근 4년간 공공디자인서 두각
올 매출 100억 무난히 넘길듯
직원도 5명서 78명으로 급증

中企로서 직원채용이 최대문제
‘재학생체험’ 기업홍보에 큰힘
“일자리 창출 기업 사회적 책임
많은 대학생에게 기회줄 것”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는 백호와 반달가슴곰에서 각각 착안한 ‘수호랑’과 ‘반다비’다. 친근한 동물 디자인에 한국적인 특색을 가미한 이 마스코트를 디자인한 기업은 한국의 디자인 전문 중소기업 매스씨앤지다. 매스씨앤지는 캐릭터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던 지난 1989년부터 산업 디자인 업계에 뛰어들어 국내 캐릭터 산업에 발자취를 남겨온 기업이다.

설립 초기 삼성, 현대, LG 등 민간기업의 브랜드와 캐릭터 디자인에 집중해 왔던 매스씨앤지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도시재생, 스토리텔링, 마케팅 등을 디자인과 접목하는 전략으로 사세를 급성장시켰다. 이처럼 승승장구 중인 매스씨앤지에도 고민이 있었다. 바로 인재 확보였다. 게다가 핵심 인력이 빠져나가고 상황이 악화하면서 매스씨앤지는 지난 2013년 설립 후 최대의 기로에 섰다. 단순한 디자인 기업을 넘어 다양한 분야를 디자인에 녹여내야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매스씨앤지는 콘텐츠 융복합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해결의 실마리는 정부 정책을 활용하는 데서 찾았다. 알아보니 고용노동부는 이공계 전공자에 비해 취업률이 낮은 인문·사회·예체능계열 대학 재학생들에게 산업현장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재학생직무체험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고용부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과 운영기관인 대학에 각각 직무연수지원비와 관리비를 지원하고, 기업과 대학은 함께 참여 학생에게 연수지원금을 지급한다. 재학생직무체험은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진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희경(57) 대표는 “디자인은 결국 사람의 손과 머리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사람이 중요한 업종”이라며 “고용부가 주관하는 재학생직무체험은 대학생 입장에선 미리 현업을 체험하고 진로를 설정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기업 입장에선 디자인 업계 진출을 꿈꾸는 인재들을 대상으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에게 ‘윈윈’이 된다”고 강조했다. 변신 첫해에 5명으로 몸집을 줄였던 매스씨앤지는 스토리텔링을 비롯해 콘텐츠를 융합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불과 4년 만에 공공디자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4년 25억6000만 원이었던 매출액은 2015년 31억7000만 원, 2016년 70억4000만 원으로 급상승했다. 올해 매출액은 무난히 100억 원을 넘길 전망이다.

매스씨앤지가 꾸준히 성장하는 사이에 직원 수는 무려 78명으로 불어났다. 매스씨앤지는 콘텐츠 융복합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했던 지난 2013년부터 매년 꾸준히 재학생직무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왔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대학생들의 호평이 자연스럽게 매스씨앤지의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기업의 인지도가 상승하자 디자인 업계 진출을 꿈꾸는 많은 인재가 매스씨앤지의 문을 두드렸다. 윈윈의 결과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한 셈이다.

정경(43) 사업기획 실장은 “재학생직무체험은 자신의 진로를 막연하게 꿈꿔 온 대학생들에게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만든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라며 “재학생직무체험에 참여했던 대학생 중 일부는 현재 매스씨앤지에 입사해 의욕적으로 일하며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은 편이다.

안미현(22·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3학년) 씨는 “처음에는 단순히 광고를 좋아해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는데, 직무체험을 통해 현업에 종사하는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직무체험뿐만 아니라 졸업 후 마주치게 될 직장이란 조직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소감을 전했다.

강소미(23·숙명여대 시각영상디자인과 4학년) 씨는 “관심을 가진 업무를 경험해 보는 것을 넘어 대학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하게 됐을 때 어떻게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소통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어서 뜻깊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빈상훈(24·국민대 국제통상학과 3학년) 씨는 “내게 주어진 업무가 결과물에 반영될 때 짜릿함과 보람을 느꼈다”며 “많은 대학생이 취업을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하는데, 재학생직무체험은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하게 취업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기회”라며 재학생직무체험 참여를 추천했다.

매스씨앤지는 매년 20여 명의 사원을 수시로 꾸준히 채용하고 있다. 매스씨앤지는 앞으로도 재학생직무체험을 통해 많은 대학생에게 직업체험의 기회를 주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기업의 일자리 마련은 사회적 책임이고, 기업은 청년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재학생직무체험은 취직 준비를 위한 과정을 떠나 자신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대학생들에게 다양한 직무체험 참여를 권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