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가입 연령폐지 등도 대립
교총 “공론화뒤 면밀한 검토를”
전교조 “변화 필요 적극 환영”

정부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선거연령 하향과 교사의 정치 참여 보장 등을 명시하면서 ‘교실의 정치장화’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20일 ‘국민 주권적 개헌 및 국민 참여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선거연령 18세로의 인하, 공무원·교사의 정치 참여 보장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선거연령을 만18세로 낮추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교육계에서는 정부가 선거연령을 낮춰 교육감 선거 등에서 고등학생들의 선거 참여가 가능하도록 하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고3 학생들의 정치적 판단 능력이 아직은 미흡하고, 교실의 정치장화 등 문제점이 예상되기 때문에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고교생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한 외국과는 입시제도나 학제, 국민적 인식 등이 다른 만큼 사회적 공론화 후 면밀한 검토를 거친 후 도입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진보교육단체들은 환영 입장이다. 청소년들도 긍정적 평가가 많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최근 전국 고등학생 143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도 65.9%가 선거연령 인하에 찬성했다.

국민의 정치참여 확대 명분으로 정부가 제시한 ‘정당 가입 연령제한 폐지’와 ‘공무원·교사의 정치 참여 보장’도 논란거리다. 현재 법외노조인 전교조 합법화 문제뿐 아니라, 학교의 정치장화와 직접 연결되는 조항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판단이 부족한 청소년의 정당 가입을 허용할 경우 그릇된 정치 현실을 여과 없이 받아들일 수 있고, 교사의 정치 참여는 헌법(제31조)과 교육기본법에서 규정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정면 위배한다는 게 교육단체들의 주장이다.

교장 공모제 확대와 법외노조인 전교조 합법화 과정으로 여겨지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 추진 등도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보수 단체에서는 교장 공모제 확대는 자격이 없는 전교조 출신 교장들이 늘어날 것으로 걱정하는 반면, 전교조는 현행 교장제도는 점수경쟁을 해야만 승진할 수 있는 구조여서 변화가 필요하다며 환영하고 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