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워싱턴무역관 보고서
‘한·미 FTA 2.0’ 先제안 필요

오는 29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 필요성을 언급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미국의 한·미 FTA 재협상 요구가 ‘전면 재협상’보다 ‘개정 협상’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트라 워싱턴무역관은 26일(현지시간) 펴낸 ‘미 통상정책 현황과 한·미 FTA 재협상 전망’ 보고서에서 “한·미 FTA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추진 방향과 유사할 것”이라며 “전면적 개정보다는 일부 미흡한 이행과, 디지털 교역·환율조작 금지 등 신규조항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미 피터슨연구소의 제프리 쇼트 연구원은 미국 측이 자동차(원산지, 유해가스 배출기준), 쌀을 포함한 농산물, 금융(국경 간 데이터 이전 금지) 부문에서 개정 협상 요구가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무역관은 “우리도 미국 측에 요구해야 할 미이행 또는 신규조항을 공론화하면서 ‘한·미 FTA 2.0’ 방안을 선제적으로 제안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 협정문의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으로 이뤄지는 ‘개정협상’이라면 우리에게도 나쁠 것이 없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18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 의회에 서한을 보내 NAFTA 재협상을 위한 90일간의 대국민·업계 회람 기간을 개시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7월 17일까지 NAFTA 재협상 정책 목표를 발표하고 8월 중순에 재협상을 시작할 방침이다. 무역관은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서한에서 ‘재협상(renegotiation)’을 ‘현대화(modernization)’로 톤 다운했다”면서 “이는 전면 개정이 아닌 기존 틀 안에서 업데이트하는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