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꼬리무는 추문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조 혼인신고 의혹’ 등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기자회견 해명 불구 논란 증폭

상대도장 위조 혼인신고 시인
“젊은날 잘못 평생 반성·사죄”

“청문회서 평가” 사퇴론 일축
“기회주면 檢 개혁 등 이룰것”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16일 ‘허위 혼인신고’와 관련,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그 일은 전적인 저의 잘못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라며 사실을 시인했다.

안 후보자는 그러나 “제 과거 잘못보다 검찰 개혁과 법무부 문민화 작업이 더 중요한 소명”이라며 “사퇴할 정도의 책임을 져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르고 청문회 때까지 사퇴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안 후보자가 이 외에 ‘왜곡된 성 인식 논란’ ‘아들 구제 압력 의혹’ 등 쏟아지는 여러 의혹에 대해 정면돌파를 택한 가운데 ‘허위 혼인신고’처럼 현행 형법 위반행위는 법질서를 확립하고 법무 행정을 총괄하는 법무부 장관 후보로서 결정적 결격 사유라는 목소리가 높다. 법조계에서는 상대방의 도장을 위조해 허위 혼인신고를 하는 행위는 현행 형법을 기준으로 보면 제228조 공정증서 원본 등의 불실기재(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제231조의 사문서 등의 위조·변조(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제239조 사인 등의 위조·부정 사용(3년 이하의 징역)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안 후보자는 이날 서울 서초동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70년 인생을 돌아볼 때 가장 큰 잘못은 저의 20대 중반, 청년시절에 저질렀던 일”이라며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고 오늘까지 그때의 그릇된 행동을 후회하고 반성하며 살아왔다”고 사과했다.

앞서 안 후보자는 1975년 12월 교제하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혼인신고를 했다가 이듬해 3월 법원에서 혼인 무효 판결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고, 안 후보자는 이날 시인했다.

안 후보자는 이어 “기회가 주어진다면 국민의 여망인 검찰 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를 반드시 이루겠다”며 “청문회에서 제 칠십 평생을 총체적으로 평가해 달라”며 법조계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자진 사퇴 가능성은 일축했다.

안 후보자는 그간 제기된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일부 해명했다. 왜곡된 성 의식 표현이 담긴 책과 글에 대해서는 “어떤 글에서도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으며 저 역시 한 사람의 남성으로서 남성의 본질과 욕망을 드러냄으로써 같은 남성들에게 성찰과 반성의 계기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민병기·이정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