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 경제전문가 국내 여파 분석

“금리상승에 소비 위축 전망”

15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것이 단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론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14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 빚 부담을 가중하는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역전에 따라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자본이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의미와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가계부채 증가세 지속에 따른 가계 상환부담 증가 우려 등으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만약 (미국의 영향을 받아) 국내 금리 인상이 본격화할 경우 대출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이 증가해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FOMC 발표는 예견된 결과였고 시장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어 “미국의 금리 인상은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약세)을 촉발해서 우리 수출에도 도움이 된다”며 “한국 기업들의 기초체력이 좋은 만큼 국내 증시 등에서 자본이 급격히 유출될 가능성도 적다”고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올 하반기에 이뤄질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역전 현상을 막기 위해 한국이 먼저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올 하반기부터 가계의 빚 부담 가중 등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번 금리 인상으로 단기간 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간다든가 우리 수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다른 얘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하반기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고 4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보유자산 축소에 나선다면 엄청난 변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우리 경제를 한 방에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국내외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미국이 돈줄을 죄는 것만으로 국내 실물경제나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만용·황혜진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