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결정적 하자는 없다”
개혁 상징성 밀어붙이기

청와대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거센 공세에도 정면돌파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국무총리와 국가정보원장 등 요직 인사를 인준하는 조건으로 일부 후보자를 낙마시킬 수 있다는 정치권 발(發) ‘빅딜(big deal)’설에도 선을 긋고 나섰다.

2일 청와대에 따르면 대통령의 인사가 정략적인 거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원칙하에 강 후보자와 김 후보자 모두를 끝까지 안고 간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각종 의혹은 청문회 과정에서 본인들에게 충분히 질문하고 답변을 들으면서 확인할 문제”라며 “부실 검증을 지적하면 달게 받겠지만 그렇게 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달리 야권이 한목소리로 강 후보자와 김 후보자의 의혹을 문제 삼으며 공세를 가하고 있지만 낙마를 고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청와대는 두 후보자에게 지금까지 나온 의혹 중 결정적 하자는 아직 없다고 보고 있다. 강 후보자의 경우 자녀 위장전입은 악성 죄질이 아니고 탈세와 자녀의 동업 논란은 아직 의혹 제기 단계 수준이라는 것이다. 김 후보자 역시 부인 위장취업과 자녀 병역 등에 대해 소명 여지가 남아있다는 게 청와대 입장이다.

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달 26일 “후보자가 가지고 있는 자질과 능력이 관련 사실이 주는 사회적 상실감에 비춰서 현저히 크다고 판단될 때는 관련 사실 공개와 함께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점도 두 후보자에 대한 철회 불가 의지로 해석된다. 유능한 인재라면 작은 결점도 안고 갈 수 있다는 새 정부의 인사 철학이 시험대에 오른 상태에서 섣부른 후퇴가 불리한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두 후보자 모두 새 정부의 개혁 상징성을 띤다는 점도 청와대의 강경 입장에 한몫하고 있다. 후보자 개인의 자질 외에 대통령이 이들을 통해 던진 메시지의 무게감을 감안하면 마지막까지 강경 대응 기조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