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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절차 필요성 공감” 발표
더빈 언론인터뷰 논란 일자
‘美 우려’ 발언 뒤늦게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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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더빈(사진)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가 지난 5월 31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원하지 않으면 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청와대가 면담 내용 발표 당시 한국의 사드 배치 반대 움직임에 우려를 표한 더빈 의원의 언급을 누락해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의 사드 보고 누락을 문제 삼았던 청와대가 정작 브리핑에서 더빈 의원의 우려 발언을 빼면서 국제적인 진실 공방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일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과 더빈 의원의 면담에서 ‘사드를 빼겠다’는 발언은 없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드린다”고 말했다. 미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원회 간사인 더빈 의원의 주장이 자칫 한·미 사드 갈등으로 비화할 것을 경계해 사전 차단에 나선 것이다. 앞서 더빈 의원은 1일 연합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워싱턴에서 예산과 관련해 힘든 시간을 맞고 있어 많은 프로그램을 삭감하고 있는데 한국이 사드를 원하지 않는다면 (사드 운용에 필요한) 9억2300만 달러(약 1조356억 원)를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다고 문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내가 만약 한국에 산다면 북한이 전쟁을 시작할 때 한국에 쏟아부을 수백 발의 탄도미사일을 방어해주는 미사일방어시스템(사드)을 가능한 한 많이 원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같은 더빈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청와대는 즉각 “어제 문 대통령과 더빈 의원 간 대화에 그런 내용(사드 철수)은 없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청와대 관계자는 뒤늦게 “더빈 의원이 (면담에서) ‘미국 납세자들의 세금으로 미국 정부는 한국의 사드 배치를 위해 9억2300만 달러를 지불할 예정인데, 한국 내에서 사드 배치가 큰 논란이 된다는 점이 놀랍다’는 말을 하긴 했다”고 공개했다. 청와대는 면담 직후 이뤄진 브리핑에선 더빈 의원이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적 필요성을 설명한 문 대통령에게 공감했다는 내용 등을 소개했을 뿐, 예산 관련 언급과 우려의 목소리는 전하지 않았다.

야권 관계자는 “국방부에 사드 발사대 4기 반입 보고를 누락했다고 크게 질책한 청와대가 정작 자신들의 브리핑에서 불리한 발언을 뺀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의 국익, 미국의 시민 입장에서 질문한 것이어서 중요하다고 생각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