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감면 줄여 충당 어려워
주식·부동산 ‘타깃’ 될 가능성

문재인 정부의 공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비과세·감면을 줄여서 실효세율(조세 감면 등을 제외한 실제 세 부담률)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실효세율 인상으로 재원 마련이 어렵다는 이유로 법인세 등의 명목세율을 크게 늘릴 경우 부작용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주식 투자 등을 통한 ‘자본 소득(capital gain)’과 부동산 등을 과도하게 보유한 사람들에 대한 세 부담을 늘리는 등 자산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30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내놓은 공약을 집행하기 위해 비과세·감면을 크게 줄이고, 고소득층이나 고액 자산가 등 세 부담 능력이 있는 계층을 대상으로 세원(稅源)을 추가로 발굴할 예정이다. (문화일보 5월 24일자 3면 참조)

올해 국세감면액 전망치를 수혜자별로 나눠 보면, 개인 감면액은 24조9000억 원(서민·중산층 16조7000억 원, 고소득층 8조2000억 원), 기업 감면액은 11조5000억 원(중소기업 6조7000억 원, 중견기업 6000억 원, 상호출자제한기업 2조8000억 원, 일반기업 1조4000억 원) 등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개인 감면액 중 고소득층 감면액(8조2000억 원)과 대기업으로 구성된 상호출자제한기업 감면액(2조8000억 원) 등에 대해 비과세·감면 축소를 집중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고소득층·대기업의 비과세·감면을 크게 줄여 봐야 11조 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게 현실이다.

문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비과세·감면 등으로 실효세율을 줄이고, 그래도 재원이 부족할 경우에는 법인세·소득세 등의 명목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부작용이나 조세 저항이 심각해질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부(富)’를 창출하고 있는 주식·부동산 등 자산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이 재원 마련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의 주식과 부동산 등에 대한 세 부담을 늘릴 경우 명분을 찾기 쉽고, 재원 마련도 비교적 용이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 경우에도 조세 갈등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