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임종석(왼쪽)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주요 수석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 두 번째부터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윤영찬 홍보수석, 이정도 총무비서관. 연합뉴스

- 靑 추가인선 의미

진보 법학자 조국 민정수석
향후 강력한 검찰개혁 예고

첫 여성 인사수석에 조현옥
‘남녀 동수 내각’ 실현 의지

대선때 새 합류 인사들 중용
대부분 50대초반 젊은 진용

문재인 대통령이 초기 인사에서 ‘원조’ 친문(친문재인) 인사를 배제하고, 대선 과정에서 새롭게 합류한 인사를 중용하고 있다. 젊음과 개혁성을 바탕으로 원조 친문계에서 인재 풀을 확대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11일 수석으로 발표된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윤영찬 홍보수석은 모두 친노(친노무현)에 뿌리를 둔 친문이 아닌 ‘신문’(신 친문재인)계 인사들이다. 임종석 비서실장도 마찬가지다. 이 중 조국 수석 정도만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하던 시절 당 혁신위원회에 참여한 경험 정도를 갖고 있을 뿐 다른 인사들은 모두 이번 대선 전까지는 문 대통령과 같이 일해본 적이 없다. 조국 수석도 외부 조력자 정도였지 친문 핵심 인사로 보긴 어렵다. 능력 있는 인사를 다양하게 쓰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성인 조현옥 수석을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은 모두 50대 초·중반으로 채워 젊고 일하는 청와대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개혁성도 중시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모두 검사 출신으로 채웠던 민정수석으로 진보 성향 법학자를 임명하면서 검찰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사 경험이 없던 강금실 변호사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던 것에 비견될 만큼 파격적인 인사로 풀이된다. 조국 수석은 그동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주장했고,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비판적 견해를 피력하는 경우가 많았다.

앞서 서훈 국가정보원장 지명자, 주영훈 청와대 경호실장도 내부 개혁에 대한 의지를 밝힌 인사로 풀이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정원의 국내 정보 수집 기능 폐지, 경호실 폐지를 공약한 바 있다. 서 지명자와 주 실장은 모두 국정원과 경호실에서 오래 근무한 인사인데 내부 승진 인사를 중시했던 노 전 대통령의 코드가 읽힌다는 해석이 여권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여성을 인사수석으로 내세운 것은 문 대통령이 공언한 ‘임기 내 남녀 동수 내각’을 실현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상임대표 출신인 조현옥 수석이 여성 인재 풀을 임기 초반부터 확실하게 구축해 앞으로 계속 중요한 자리에 여성을 발탁하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초반 인사에 대해 참신함은 있지만, 기대했던 효과를 보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여권 인사는 “정치권이나 행정 경험이 없는 인사들이 청와대 참모로 포진하면서 또다시 아마추어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노무현 정부 시절 문제가 됐던 것을 거울삼아 안정감을 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