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거제시 거붕백병원을 방문해 조선소 크레인 전도 사고로 숨진 삼성중공업 노동자의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문재인캠프 제공

이미지 크게보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4일 오전 경남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향을 피우고 있다. 안철수캠프 제공

- 광주 르포

막판 ‘전략투표론’ 힘받아
“택시승객 10명중 6~7명 文”

50代이상선 상당수 安 지지
“盧정부때 호남에 뭐 해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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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5일 앞둔 4일 진보의 심장 광주의 민심은 정권교체를 향한 ‘전략투표론’이 힘을 받으면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쪽으로 기울어가는 형국이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의 ‘녹색 바람’의 동인이 됐던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여전히 꿈틀거리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이날 광주 송정역시장에서 만난 박건태(48) 씨는 일부 바른정당 의원들이 탈당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을 언급하며 “저쪽(보수)이 결집하니 우리도 결집해야 한다. 될 사람을 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위기는 문 후보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도 했다. 광주송정역에서 만난 김모(여·57) 씨도 “내 주위에 있는 50대 여성 대부분이 원래는 안 후보를 지지했는데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문 후보로 바뀌고 있다”며 “홍 후보가 대통령 되는 건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택시기사인 박계룡(63) 씨는 “얼마 전까진 안 후보가 오르더니 지금은 문 후보”라며 “승객 10명 중 6∼7명은 문 후보를 꼽을 정도”라고 전했다.

하지만 바닥 정서에선 문 후보에 대한 불신과 의구심이 여전했다. 특히 5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안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이른바 ‘호남 홀대론’을 언급했다. 임모(65) 씨는 “노무현 정부가 호남에 해 준 게 뭐냐”며 “지금 여론조사 상으론 안 후보가 부진한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선거 당일 개표해 보면 안 후보 표가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53) 씨도 “문 후보는 거짓말만 하는 사람”이라며 “안 후보가 당선돼도 정권 교체다. 이제 우리도 새로운 사람을 찍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정가에서도 상반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제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경쟁했던 문 후보에게 92%에 가까운 몰표를 줬던 것처럼 이번에도 문 후보로의 ‘전략적 투표’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과 지난해 총선 당시 국민의당이 8개 선거구를 모두 독식했던 ‘녹색 바람’이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맞선다. 이런 가운데 진보 후보 단일화가 이뤄졌던 18대 대선 때와 달리 완주 의지를 밝힌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문 후보 득표율을 잠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선거 막판이 되면 당선 가능한 사람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며 문 후보의 압승을 점쳤다. 반면 국민의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진보·보수의 결집 현상은 오히려 극단적 대결 정치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안 후보에게 몰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