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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르포

정권교체 열망에 보수성향도
세대간 지지성향 차이 뚜렷

“문재인(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찍어야죠. 이번엔 정권 교체해서 확실히 적폐청산을 할 때예요.”(30세 취업 준비생 김남훈 씨), “문재인 되면 또 맨날 싸움질만 하는 겨. 안철수(국민의당 후보)가 돼야 그래도 나라가 굴러 가.”(62세 자영업자 소병준 씨), “딴 놈들은 말을 계속 바꾸는데 홍준표(자유한국당 후보)가 그래도 소신이 뚜렷하더구먼.”(68세 은퇴자 김모 씨)

제19대 대통령선거를 5일 앞둔 4일 대전에서 만난 충청 민심은 삼분(三分)돼 있었다. 역대 대선에서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지 않으면서도 ‘스윙 보터’ 역할을 해 온 전통이 여전한 듯했다.

민심의 삼분 현상은 세대 간 뚜렷한 지지성향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 전날(3일)부터 거리에서 만난 11명의 20∼30대 중 문 후보를 찍겠다고 밝힌 사람이 8명이나 됐다. 대덕구에서 사업을 하는 류효걸(37) 씨는 “이명박·박근혜정부 10년간 쌓인 문제를 덮고 갈 수는 없는 일”이라고 문 후보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한남대 앞에서 만난 대학생 권용욱(25) 씨도 “문 후보와 심상정(정의당) 후보에게 호감이 가는데, 아무래도 정권 교체를 하려면 문 후보를 찍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안 후보와 홍 후보의 이름이 더 자주 언급됐다. 대전중앙시장에서 만난 박모(64) 씨는 “문 후보는 젊은 사람들만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모(75) 씨는 “홍 후보가 똑똑하고 밀고 나가는 뚝심도 있어 보인다”며 “다른 후보에게 국방·안보를 맡기기엔 불안하다”고 말했다.

표심이 특정 후보에게 쏠리지 않다 보니 아직 누구를 찍을지 못 정했다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회사원 정대영(30) 씨는 “친구들 중 안 후보 지지자가 꽤 있었는데 TV토론을 보고 마음을 많이 바꾼 것 같다”고 말했다. 배성범(30) 씨도 “안 후보를 지지했던 부모님이 요즈음엔 홍 후보 얘기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택시기사 하성현(80) 씨는 “문 후보는 좀 아닌 것 같은데 누굴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홍 후보는 박근혜(전 대통령) 사람들이 옆에 있어서 맘에 안 들고, 안 후보는 찍어줘 봐야 안 될 것 같아서 문제”라고 말했다.

지역 정가도 이런 분위기를 감안, 결과를 예단하지 않고 끝까지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문병남 민주당 대전시당 사무처장은 “정권 교체 열망이 높지만, 대전·충청은 보수 성향이 강한 곳”이라며 “홍 후보가 상승세인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조 한국당 대전시당 사무처장은 “지금까지 열세였지만 홍 후보의 상승세가 놀라울 정도로 가파르다”고 말했다.

대전 =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