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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권단체 반발 거세질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약범죄 용의자 수천 명을 법적 절차 없이 살해한 로드리고 두테르테(왼쪽 사진) 필리핀 대통령을 백악관에 초대했다.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후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해 온 쁘라윳 짠오차(오른쪽) 태국 총리도 백악관에 초대해 국제 인권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두테르테 대통령에 이어 쁘라윳 총리,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를 잇달아 워싱턴 백악관에 초청했다.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아시아 각국 정상들과 각각 통화를 하던 중 초청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으며, 정확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두테르테 대통령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지역 안보·북핵 문제에 대해 논의한 데 이어 이날은 태국, 싱가포르 양국 정상과 각각 대북 압박을 유지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스 프리버스 미 백악관 비서실장은 30일 ABC방송 ‘디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두테르테 대통령의 전화 회동과 관련, “현안이 되는 이슈는 바로 북한”이라면서 “북한의 위협이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역내 많은 파트너와 어느 정도 수준에서 협력해야 하고, 이를 통해 확실하게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HRW)’의 존 시프턴 아시아 국장은 “두테르테의 사람을 죽이는 ‘마약과의 전쟁’을 지지한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트럼프는 이제 향후 또 다른 살인에 대한 도덕적 공모자가 됐다”고 규탄했다.

한편 쁘라윳 총리도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선 인권 탄압 문제로 미국과 갈등을 빚었던 인물이다. 쁘라윳 총리는 2014년 군부 쿠데타를 일으켰으며 이후 계엄령하에서 영장 없이 민간인을 체포하는 등 인권을 무시해 왔다. 오바마 행정부는 태국의 정치 현실을 비판하며 태국과의 무기거래도 중단한 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