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몰라도 安 이긴다” 기대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대선 막바지로 갈수록 상승세를 타면서, “문재인은 몰라도 안철수는 이긴다”는 기대가 당 안팎에서 부풀어 오르고 있다.

한국당 지도부는 최근 여론조사 추이, 유세 현장 분위기 등을 그 근거로 들어 “지지율 20% 돌파는 시간문제”라고 자신하고 있다.

정우택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홍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확연히 피부로 느낄 만큼 급상승하고 있다”며 “특히 영남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보수 우파 결집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이런 민심은 여론조사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 핵심 당직자도 “TV 토론회 직후 안철수에 잠시 머물렀던 보수표가 급속히 한국당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당의 부설정책연구소인 여의도연구원이 최근 수차례 비공개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홍 후보가 안 후보를 오차범위 가까이 따라붙었다”는 결과를 당 지도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후보도 이를 바탕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율의 80%만 복원하면 이긴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전날 방송기자클럽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진보 좌파층 37~38%, 보수에서 80%만 받으면 40%대로 올라설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약 40%,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5% 내외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홍 후보가 그 나머지인 40% 이상의 지지를 얻어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때 지지율 10% 달성 여부를 고민해 온 당 지도부도 “20% 득표는 문제없다”며 목표치를 높여 잡았다. 전날 대구 서문시장에 1만 명 이상의 지지자가 몰리고, 당내 대표적인 비주류 중진의원인 나경원·강석호 의원 등도 유세에 합류해 상승세를 북돋고 있는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한편, 바른정당은 지방의원 10여 명이 탈당해 한국당 합류를 선언하는 등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지역 정치권 움직임을 바른정당 현역의원 집단이탈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