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김상조·김호기 영입
“진영을 넘어 원칙있는 통합”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적극적인 범보수·중도 인사 영입과 정책 공약 강화로 ‘문재인 포비아(공포증)’ 정면 돌파에 나섰다.

‘문재인 대세론’이 강화할수록 역설적으로 ‘문재인만은 안 된다’는 ‘공포’가 덩달아 커지는 만큼 우클릭 행보로 ‘진보 진영에 포박된 후보’라는 인식을 완화시키는 등 보수 표심의 거부감을 줄여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문 전 대표는 16일 서울 마포구 딜라이트스퀘어에서 열린 ‘전국 지역맘 카페 회원들과의 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최근 정치적 성향이 다른 인재들을 영입했는데 경제정책 기조가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조금 차이가 있더라도 크게 생각을 같이할 수 있다면 누구에게나 자문을 하겠다”며 “보수나 진보의 이분법을 뛰어넘어 중도나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는 분들로부터도 폭넓은 자문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문 전 대표는 자신의 직속 자문 기구인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출범을 알리면서 보수 성향 경제학자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라는 별칭까지 붙었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을 위원장에 임명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문 전 대표가 ‘안보·외교·경제 불안 후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인재 영입 폭을 넓혀 적극적으로 보수·중도 끌어안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실제 문 전 대표는 김 원장을 포함한 진보 성향 경제학자인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진보·중도 성향의 사회학자 김호기 연세대 교수 등 세 사람을 영입하면서 “진영에 갇힌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없다”며 “진영을 넘어 원칙 있는 통합을 만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전 대표는 당내에서도 비문(비문재인)이자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던 민병두 의원을 특보단장으로 영입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앞으로도 당내·외에서 외연 확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재 영입과 더불어 문 전 대표는 최근 가계부채 총량 관리제 도입, 대부업 이자율 상한 20% 제한 등을 뼈대로 한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하는 등 정책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등으로 국내 경제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만큼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해 준비된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