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黃의 선택은… 황교안(가운데)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첫 번째로 열린 제12차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유일호(오른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정부서울청사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黃대행, 대선일 확정 지연 논란
오늘 국무회의 안건 상정 안해
출마여부 등 거취 조속히 밝혀야

정치권 등 곳곳서 우려 목소리
“불확실성만 키워 선택 악영향”

14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4일이 지났음에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제19대 대통령선거일을 지정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황 권한대행이 자신의 대선 출마 여부와 대선일 등 주요 변수를 말끔히 정리하지 않는 것은 선거의 불확실성을 키울 뿐 아니라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친박(친박근혜)계의 조직적 반발과 불복 등 구태를 조장해 미래를 위한 선택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정부는 이날 오전 황 권한대행 주재로 국무회의를 개최해 총 174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대선일 지정 안건은 아예 상정조차 안 됐다.

총리실 관계자는 ‘5월 9일 대선’을 전제로 행정자치부의 실무 준비가 끝난 점 등을 감안한 듯 “행자부 실무 준비가 끝났다 해도 관련 부처 의견을 들은 뒤 국무회의에 상정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법정시한인 오는 20일 이전에 (대선일 지정이) 이뤄질 것이고 아직 구체적 일정은 안 정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선일 지정 지연에 대해 “(황 권한대행의) 개인적 (대선 출마) 결단 여부와 관계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뚜렷한 이유는 설명하지 못했다. 그러나 법정시한만 지키면 된다는 식의 황 권한대행의 태도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 파면 후 정국이 대선 국면으로 전환된 만큼 정치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게 황 권한대행의 역할”이라며 조속한 대선일 지정을 촉구했다.

대선일 확정 지연이 국민들의 선택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선일 확정과 황 권한대행의 거취 표명이 늦어지면 보수 진영으로서는 결집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에 대한 거취표명을 늦출 경우 대선 구도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박 전 대통령과 친박계의 불복 움직임은 강화돼 이번 대선에서 미래 리더십을 선택하는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오남석·장병철·이정우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