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黃의 선택은… 황교안(가운데)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첫 번째로 열린 제12차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유일호(오른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정부서울청사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관련부처 5월9일 기정사실화
黃, 靑 수석비서진 사표 반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제19대 대통령선거일 지정을 미루면서 그 이유를 놓고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행정자치부 등 선거 관련 실무를 맡은 부처들이 사실상 ‘5월 9일 대선’을 기정사실화하는 상황인 만큼 법적·행정적·실무적으로 봐도 결정권자인 황 권한대행이 미적댈 합리적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황 권한대행 주변에선 대선일 확정이 지연되는 가장 큰 이유로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파면 사태로 인한 국정 공백을 막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황 권한대행은 14일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9명이 제출한 사표를 모두 반려했다. 총리실 측은 “현재 안보와 경제 등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 한 치의 국정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긴급한 현안 업무를 마무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대선일 지정을 위한 법정시한(3월 20일)이 아직 남았지만, 결정을 미룰 타당한 이유도 없다는 지적이 많다. 오히려 대선일 확정 지연이 정치적 불확실성을 높여 유권자들의 후보 검증과 합리적 선택을 방해할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등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 여부를 확정하지 못해 대선일 지정도 못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 실무를 맡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시일이 촉박한 상황에서 대선일이 빨리 확정될수록 선거 준비를 철저히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전날 조속한 대선일 확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친박근혜)계가 사실상 정치세력화를 재개한 상황에서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압박하고 있을 수 있다”며 “황 권한대행이 비판 여론이 높아지기를 기다렸다가 이를 명분 삼아 (대선 불출마) 결단을 내리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총리실 측은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대선일 지정 안건이 상정되지 않은 것과 관련, “(황 권한대행) 개인적 (대선 출마) 결단 여부와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남석·이정우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