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제1야당 ‘사드중단 당론’

더불어민주당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논란과 관련, 권한쟁의심판 청구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이유는 국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 추진이 지나치게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민주당의 지적에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입법부의 제1당과 행정부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안보 이슈가 정쟁의 소재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우선 사드 배치가 국회 비준동의 대상인지부터 확연한 시각차가 나타난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새롭게 미군기지를 한국 땅에 만들 때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의해 국회 비준을 받도록 돼 있다”며 “이를 국방부가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은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미군기지 평택 이전 당시에도 국회 비준을 받았던 전례를 거론했다.

반면 국방부는 “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따라 정부는 미국에 우리 영토 안에 전력을 배치할 권리를 부여했다”며 “이번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도 이에 따라 이뤄진 것일 뿐 새로운 조약을 체결한 게 아니므로 국회 비준동의를 받을 사안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사드 배치가 SOFA 규정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경협 의원은 “백번을 양보하더라도 사드 배치를 위해서는 SOFA 제2조 규정대로 SOFA 한·미합동위원회를 통해 한·미 당국이 협정을 체결하고 서명 날인해야 한다”며 “사드 공여지를 위한 SOFA 규정상 협상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미 당국이 사드 배치를 강행하는 것은 앞뒤가 바뀌어도 한참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방부는 사드 부지 제공은 새로운 조약을 통해 이뤄지는 게 아니고 이미 국회의 동의를 얻은 한미상호방위조약과 SOFA에 따른 주한 미군의 통상적인 방어용 무기 배치일 뿐 새로운 조약 체결과 같은 잣대를 들이대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사드 배치에 포함된 X밴드 레이더가 중국의 국방 전략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소지가 있어 중국의 반발을 피할 수 없다는 민주당의 지적에 대해서도 국방부는 “사드 레이더의 최적 탐지거리는 한반도에 국한되며, 주변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비행경로는 주한미군 사드의 탐지범위를 벗어난다”고 반박했다.

오남석·정충신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