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무성 대표단 中 방문
우호 강조…‘新냉전’ 대립

북한이 북·중 관계를 “피로 맺은 친선”이라고 강조하면서 북·중 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에 바짝 다가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경제보복을 노골화하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북한 껴안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북·중·러 대 한·미·일’ 구도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돌파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일 ‘조선 외무성 대표단이 중국 외교부 일꾼들을 만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리길성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대표단은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는 기간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만났으며,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장조리를 만나 각각 회담을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신은 “쌍방은 조중(북중) 친선이 두 나라 노(老)세대 영도자들께서 친히 마련하고 키워주시였으며 제국주의를 반대하는 공동의 투쟁 속에서 두 나라 인민이 피로써 맺은 친선이라는 데 대하여 일치하게 강조하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전통 우호·친선관계’를 강조한 것은 사드 주한미군 배치와 김정남 암살 사건 등에 대한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중국은 한국에 대한 관광보복과 대기업제재에 나서고 있으며 북한은 대북제재 상황에서 김정남 암살로 궁지에 몰려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한 조중 두 나라 인민의 공동의 재부인 조중 친선을 대를 이어 공고 발전시키는 것은 쌍방의 이익에 부합된다는 데 대하여 견해를 같이하였으며 조중 친선관계를 공고 발전시킬 데 대한 문제들을 깊이 있게 토의하였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지난 1일 이뤄진 리 부상과의 회동에서 “전통적인 중·북 우호 관계를 견고하게 하는 것은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로부터 철저히 외면받고 있는 북한 입장에서도 중국의 손길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남 암살 사건 등으로 고립 위기에 처한 북한은 중국으로 인해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일 것”이라며 “북·중이 서로 ‘윈-윈’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