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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적극 활용해 친근한 어필
“폐쇄적인 정치에 대한 반작용”

안희정 충남지사가 소개한 자신의 별명은 ‘충남 엑소’ ‘충남 빅시’다. 여성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의 줄임말인 ‘빅시’는 안 지사가 이 브랜드 모델들이 자주하는 손 키스(왼쪽 사진)를 능청스럽게 자주 선보여 붙은 별명이다. 유명 아이돌그룹에 비유한 ‘충남 엑소’에는 50대 젊은 정치인의 유머가 묻어난다.

대통령 탄핵이 진행되는 정치 암흑기 속에서도 몇몇 대선주자들은 유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소통에 나서고 있다. 동네 아저씨처럼 친근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다면 아무리 망가져도 상관없다는 각오로 읽힌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팬들이 보내준 합성사진인 ‘짤방’을 공유하며 “짤방은 정치를 재밌게 생각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제가 아무리 망가져도 괜찮으니 마음껏 이용해달라”고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바른정당 창당대회에서 아이폰 광고를 패러디한 영상을 선보이며 자신을 ‘프로 까칠러’라고 불렀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자신을 닮은 포켓몬고 캐릭터(오른쪽)를 활용해 ‘꼬부기 마케팅’을 하고 있다. 지난 18일 홍대에서 비트박스 그룹 프리마테와 직접 랩을 하고 ‘꼬부기 래퍼’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썰전’ 등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잦아졌다.

대선주자들의 파격적인 홍보 경쟁은 친근감을 부각해 민심을 파고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준석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처럼 보수 대 진보 대립구도가 주목받지 못하면서 이번 대선이 ‘인물 선거’가 되고 있다”며 “후보가 유권자에게 개인적 친화감을 주기 위해 유머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이러한 유머가 ‘박근혜 반작용’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폐쇄적인 정치를 해 온 박 대통령과 달리 자신은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유머만큼 좋은 것도 없다”고 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