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추미애(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회의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은 김영주 최고위원, 오른쪽은 송현섭 최고위원. 신창섭 기자 bluesky@

80만 돌파… 아전인수式 해석
文측 “安 발언 파문에 유리해”
安측 “文의 조직력 가동 멈춰”
李측 “손가락혁명군 등 결집”

지난 경선보다 선거인단 많아
“누가 유리하다고 판단 못한다”
‘역선택’ 박사모 회원 고발키로

24일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선거인단 등록이 열흘째를 맞는 가운데 신청자가 80만 명을 돌파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선한 의지’ 발언이 논란을 빚은 20일에는 하루 동안 10만 명 이상이 신청하는 등 매일 8만~10만 명이 등록하고 있다. 당 관계자들과 경선 후보 캠프 측에서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선거인단 모집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오는 26~27일쯤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각 후보의 조직표보다 자발적인 선거인단 신청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 성향을 파악하기 어려운 선거인단이 대거 몰리면서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물리치는 대 역전극의 파란이 펼쳐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선거인단이 많으면 여론조사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엇갈린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00만 명 선거인단 모집을 내걸었던 민주당은 현재 추세라면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탄핵심판일 3일 전까지 1차 신청을 받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인용 결정이 날 경우 추가로 선거인단 신청을 받기로 했다. 짧게 잡더라도 2주 이상 신청 기간이 남았고, 탄핵 인용 시에는 대선 국면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참여 열기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이번 경선은 당원 여부에 상관없이 신청한 사람은 모두 1인 1표를 행사하는 완전국민경선 방식이다. 다른 당 지지자들도 신청하면 투표를 할 수 있고, 지역별 순회경선 투표장에 나가지 않더라도 모바일 투표도 가능하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경선 후보들은 각자의 조직을 모두 가동해 선거인단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후보 캠프들은 선거인단 신청 열기에 대해 모두 자신들에게 유리하다며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고 있다. 문 전 대표 측은 안 지사의 ‘선의’ 발언이 알려진 20일 하루에만 10만 명 이상의 선거인단이 몰린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은 민주당이 선거인단 신청 콜센터를 확대하고 은행거래용 공인인증서로 인터넷 신청이 가능한 첫날이어서 특히 신청자가 많았는데 안 지사의 발언에 실망한 당 지지자들이 대거 선거인단으로 들어왔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안 지사 측은 선거인단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은 문 후보가 자랑하는 조직력이 가동되지 않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지금 바닥 민심에서 안 지사는 최대의 화제”라며 “그동안 당 지지자가 아니었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신청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시장 측에서도 팬클럽 ‘손가락혁명군’ 등 핵심 지지 세력을 통한 선거인단 모집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시장 측은 ‘뭉치표’를 가진 대규모 노동조합의 지지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각 후보 캠프에서는 내부적으로는 엄밀한 표 분석이 어렵다는 말도 동시에 나온다. 후보 측 조직망으로 감지할 수 없는 신청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문 전 대표 측 한 인사는 “지난 경선보다 선거인단이 훨씬 많고 계산이 안 되는 표가 많다”며 “누가 유리할지 절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보수층의 역선택, 지역 위장 투표 등 여러 가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선거인단 모집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고 있어 현재 속도라면 300만 명 돌파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역선택을 조장하는 활동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키로 했다. 안호영 민주당 법률위원장은 “SNS를 통해 민주당 특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국민경선에 참여했다는 글을 올리는 등 노골적으로 역선택을 독려했다”며 “고발 대상자 중 일부는 박사모 회원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