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왼손잡이이면서 깔끔한 스윙을 자랑했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백악관에 티칭프로 불러 교습
핸디캡8 실력…정석스윙 집착

미국의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핸디캡 8의 실력에 걸맞게 스윙이 출중했다. 전임자이자 골프광이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와는 달리 비밀리에 골프를 즐겼던 케네디는 아이젠하워를 ‘얼간이 대통령’으로 표현했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을 안고 살았지만, 케네디는 ‘연습광’이었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스탠스 폭을 좁힌 채 낮고 짧은 백스윙을 하면서 몸통이 꼬이는 스윙은 자제했다. 정석스윙에 집착했던 케네디는 티칭프로를 백악관으로 불러 개인 지도를 받을 만큼 열성적이었다. 그는 ‘속전속결’형 골퍼였고, 홀을 건너뛰어 다른 홀에서 플레이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이따금 18홀에서 동료들이 홀아웃하기 전, 먼저 차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경우 영부인 재클린이 있는 북쪽이 아닌 남쪽으로 차를 돌려 경호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미국 국민은 케네디가 골프를 하는지조차 몰랐다. 백악관에 입성하고도 비밀리에 골프장을 갔기에 사람들은 오히려 골프장에서 대통령이 뭔가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생각했다. 메릴린 먼로가 골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골프장에서의 염문은 없었다.

케네디는 영부인 재클린과 아들 주니어를 불러 이따금 가족 골프도 즐겼다. 케네디와 먼로와의 관계는 여전히 의문에 싸여있다. 둘이 함께 찍힌 유일한 사진은 1962년 5월 19일 뉴욕 메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열린 케네디의 생일 축하 겸 민주당 모금 파티 때의 것이다. 사진 속에서 케네디는 동생 로버트와 함께 축가를 부르는 먼로를 바라보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미국에서 존재하는 케네디와 먼로가 함께한 사진을 모두 찾아 소각했다.

하지만 이 사진은 바닥에 떨어진 필름 네거티브를 빠뜨리는 실수 덕분에 살아남았다. 사진을 찍었던 백악관 전속사진사는 영부인의 눈을 피해 숨겨놨다가 훗날 5만 달러에 중계상에 팔았다. 먼로는 사진이 찍힌 이후 3개월이 지난 8월 5일 사망했다.

이듬해 11월 22일 케네디는 댈러스에서 암살당했다. 사진 속 등장인물인 동생 로버트마저 1968년 6월 6일 총격으로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