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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통령과 골프 - 2 플레이 스타일

밥 에드워즈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대통령과 골프’라는 기사에서 20세기의 미국 대통령 19명 중 15명이 골프를 했다고 언급했다. 골프는 미국 대통령들과 가장 밀접한 스포츠였다. 미국 대통령들은 순전히 개인의 취미 차원에서 골프를 즐겼다. ‘퍼스트 오프 더 티(First Off The Tee)’의 저자 돈 반 나타 주니어는 “1913년 제28대 대통령에 당선된 토머스 윌슨은 훗날 최고의 골프광 대통령이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보다 더 골프에 몰두했지만 한 번도 100타를 깬 적이 없다”고 회고했다.

존 F 케네디가 암살로 서거하자 잔여 임기를 채운 제36대 린든 존슨 대통령은 대책 없는 골퍼였다. 18홀 동안 무려 400회가 넘는 연습스윙을 했고, 심할 때는 티 박스에서 무려 10번의 연습 스윙을 했다. 하지만 누구도 그에게 불평할 수 없었다. ‘워터게이트’의 주인공인 제37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재임 도중 갑자기 골프를 중단했다. 한때 79타까지 기록했던 수준급이었지만 그는 골프보다는 정치를 우선하면서 대통령직에 매진했다. 그러나 임기 중 퇴진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제38대 제럴드 포드 대통령은 보브 호프 등과 플레이하면서 샷으로 오른쪽에 있는 갤러리 중 누군가를 맞히는 지독한 ‘슬라이스의 명수’였다. 좋은 스윙이 아니었지만 이따금 80대를 남겨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제39대 지미 카터 대통령은 마스터스의 고향인 조지아주 출신이지만 골프를 하지 않았다. 제40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73세 고령에 취임했다. 그는 골프를 했지만 그다지 열성적인 골퍼는 아니었다. 체력을 고려해 재임 기간 중 겨우 10여 차례만 라운드했다. 힘들지 않은 퍼팅을 좋아해 집무실에서 인조매트를 깔고 퍼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아이젠하워 이래 둘째 가라면 서러울 만큼 골프에 흠뻑 빠진 대통령은 제42대 빌 클린턴이었다. 클린턴 대통령은 멀리건으로 유명해 별명도 ‘빌리건’이었다. 경호원들과 함께 라운드하면서 타수를 줄여 기록하기 일쑤였고, 어지간한 거리의 퍼팅을 남겨두고 컨시드를 자주 받았다. 18홀이 끝난 뒤 분명 120타였지만 스코어 카드에는 82타로 적히곤 했다. 타이거 우즈와의 라운드에서도 여러 번 멀리건을 받았고, 18홀을 도는 데 무려 6시간을 허비하기도 했다.

1998년 박세리가 맨발의 투혼으로 우승했을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라운드를 제의했다. 프로와의 동반 라운드를 즐겼기 때문이다. 제43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광적으로 골프를 즐겼던 아버지 부시와는 달리 골프에 미치지는 않았다. 8년 재임 기간 라운드 횟수는 24차례에 불과했다. 그의 유일한 관심사는 18홀을 몇 시간 만에 끝내느냐였다. 핸디캡 15였던 왼손잡이 부시의 골프 파트너는 다양했다. 친구들이나 백악관 관리, 혹은 여성각료 등과도 간혹 플레이했다.

제44대 오바마 대통령은 양심적이었으며 겸허하게 플레이하던 보기 플레이어였다. 제45대 대통령에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의 골프 스타일은 성격과 똑같다.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코치가 제안하는 정석 스윙을 거부하고 “자연스러움에 맡겨야 한다”면서 본능적인 동작을 따랐다. 코치보다 벤 호건이 펴낸 골프 서적을 통해 스스로 터득한 스윙을 고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골프협회에서 받은 공식 핸디캡은 2.8이다. 화창한 날씨에 화이트티에서, 짧은 퍼팅은 컨시드를 받으면서 스코어 카드를 수십 차례 적은 결과 70타 중반에서 80타 초반을 기록했다는 것. 역대 대통령 중 아버지 부시에 버금가는 싱글 핸디캡의 트럼프는 영국과 미국 등지에 17곳의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다.

남양주골프박물관장

이미지 크게보기 버락 오바마(오른쪽) 전 대통령이 백악관 앞뜰에 있는 퍼팅 연습장에서 퍼팅을 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한 골프대회에 참석했던 전직 대통령. 왼쪽부터 조지 H W 부시, 제럴드 포드, 빌 클린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