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崔, 하루 3회꼴 차명폰 통화

특검 “최순득 통해 獨에 재촉”

작년 9월이후 127차례 통화는
증거인멸·말맞추기 시도 의혹

靑측 “특검, 보여주기식 수사”

박영수 특별검사팀 측이 15일 박근혜 대통령이 차명 휴대전화(대포폰)를 이용해 최순실(61) 씨와 무려 570차례 가까이 통화한 사실을 전격 공개한 것은 청와대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김국현) 심리로 열린 ‘압수수색·검증 영장 집행 불승인처분 취소’ 집행정지 심문기일에서 특검 측 대리인인 김대현 변호사는 “차명 휴대전화 등 핵심 증거들이 청와대 경내에 있다는 확증이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측이 군사상·공무상 이유로 경내 압수수색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카드로 꺼내 든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아예 청와대 압수수색이 불가능해진다는 점을 고려해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뒤에도 최 씨와 차명 휴대전화를 이용해 계속 연락을 취한 것은 박 대통령의 해명과 달리 그간 제기된 최 씨의 국정농단 의혹에 박 대통령이 깊이 관여한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차명 휴대전화를 활용해 통화한 부분은 제기된 의혹이 ‘범죄’라는 인식을 박 대통령도 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굳이 차명 휴대전화를 이용해 수백 차례 통화한 사실은 증거 인멸 혹은 말맞추기를 위한 시도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6개월간 570회 통화 횟수는 평균 하루 3회 통화를 한 셈이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이후에도 최 씨와 박 대통령이 긴밀한 관계를 이어간 정황으로도 보인다.

이날 심문기일에서 특검은 압수수색에 불응한 것을 ‘행정처분’이라고 보고 청와대를 압수수색하지 못할 경우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심문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청와대 압수수색의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데 청와대 측의 불승인에 대해 사법적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법 시행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청와대는 압수수색 불응을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고, 행정처분으로 인정되더라도 군사상·공무상 비밀을 근거로 압수수색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 조항을 내세우며 정당한 처분이었다는 논리를 펼쳤다. 이날 오전 청와대 측 대리인으로 선임된 법무법인 대오 소속 강경구 변호사는 “특검이 보여주기식 수사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숙고해 결론을 내리겠다”며 특검과 청와대 측에 “15일 자정까지 추가 의견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16일 오전 중 결론을 내놓을 방침이다.

민병기·김현아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