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행 불승인에 무게
朴 혐의 사실 내놓지 못하면
憲裁 결정에 참고 지표 줄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야당에 “수사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한 가운데, 불발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기류다. 오는 28일 종료되는 1차수사 기간의 연장이 불발될 경우 그 여파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에 일부 영향 △뇌물죄 의율을 하지 않은 검찰이 대통령 기소를 담당 △삼성 외 타 대기업 수사를 다 하지 못한 형평성 문제 △미완의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 수사 등이 지적된다. 특검팀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연장 신청을 불승인하면 이달 말 모든 수사가 마무리된다’는 전제하에 막판 총력 수사를 벌이고 있다.

우선 수사 기간이 부족한 특검팀이 박 대통령 혐의 사실을 완벽하게 내놓지 못하면, 헌재가 ‘결정에 참고할 수 있는 지표’가 줄어든다는 지적이다. 범죄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 기록에 대해서는 송부를 요구할 수 없도록 규정한 헌법재판소법 제32조 등에 따라 헌재가 공식적으로 특검 수사를 참고할 수는 없지만, 특검이 탄핵심판 결정 전에 기소중지가 아니라 수사를 종료한다면 헌재가 결정을 내리는 데 편한 측면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헌법상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에 가로막힌 특검팀으로서는 박 대통령에 대해 ‘시한부 기소중지’ 조치를 취한 뒤 수사 기간이 끝나는 대로 검찰에 사건을 넘겨야 하는데, 문제는 검찰과 특검의 ‘시각차’다. 검찰은 앞선 수사에서 박 대통령이 받는 혐의에 대해 뇌물죄로는 의율하지 않았다. 검찰 입장에서는 특검에서 넘긴 박 대통령 뇌물 혐의 수사자료를 토대로 자체 추가 수사를 펼쳐야 할 가능성이 있어, 만약 헌재가 박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더라도 곧바로 기소까지 이뤄지지는 못할 전망이다.

특검이 그동안 삼성 뇌물 수사에만 집중함에 따라 SK와 롯데 등 다른 대기업들은 수사 기간 부족을 이유로 특검의 칼날을 피해가게 됐다는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이대로 1차 수사 기간이 끝나버리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이 아니라 ‘삼성 특검’ 아니냐”는 비판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한 수사도 특검 선에서 반드시 끝내야 한다는 여론이 크다. 특검은 “수사 기간상 현재까지 우 전 수석에 대해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수사하기는 힘들고, 그중 몇 가지 의혹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특검에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도 “우 전 수석 건은 검찰로 넘기면 수사가 될 리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앞선 역대 총 11번의 특검에서 수사 기간 연장 신청이 거부된 사례는 ‘이명박 내곡동 사저 특검’과 ‘대북송금 특검’ 두 번뿐이다. 2012년 내곡동 특검 때는 “정치특검의 편향성 우려”가, 2003년 대북송금 특검 때는 “남북관계 악영향 우려”가 거절 사유였다.

김리안·손기은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