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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롯데·CJ 등 ‘직격탄’
“대주주 등 의결권 제한되면
해외 투기자본 먹잇감 우려”

재계가 ‘삼중고’로 휘청이고 있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 수사와 미국·중국 등의 보호무역주의 부상, 정치권의 상법 개정 움직임 등으로 인해 당장 삼성·롯데·CJ그룹 등이 국내외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롯데, CJ그룹 등은 2월에 들어서도 투자 계획을 전혀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만 해도 지난 1월 24일 2016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난 한 해 동안 25조5000억 원을 투자했다고 밝혔으나 올해 계획은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결정해야 할 핵심 수뇌부가 줄줄이 특검 수사를 받으면서, ‘경영 시계’는 사실상 멈춰진 상황이다.

또 삼성과 롯데는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과 정책본부를 각각 해체하거나 축소하기로 했으나 핵심 경영진의 거취 문제를 정할 수가 없어 전체 사장단 인사도 무기한 연기했다. 롯데는 지주회사 격인 롯데호텔의 상장 계획도 미루고 있다.

청와대로부터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력을 받았던 CJ그룹도 여전히 특검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J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이 사면 후 경영상황이 소폭 좋아지긴 했지만,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보호무역주의와 투자 압박의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은 미국에 공장 건설 계획을 밝혔거나 검토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3억 원을 투입해 2019년까지 미국 신사옥을 짓기로 했다. 롯데는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 정부로부터 세무조사·위생점검·소방점검 등 각종 압박을 받고 있다.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야 할 것 없이 재벌개혁 법안과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기업의 경영 활동을 저해할 상법 개정안의 통과 가능성이 매우 커진 상황이다.

재계는 앞으로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에 맞서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엄청난 비용을 치러야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핵심 안건 중 하나인 감사위원 분리 선출 건이 현실화하면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 이럴 경우 외국계 투기자본들이 연합하면 감사위원 전부를 자신들이 원하는 이들로 선임할 수 있다.

이관범·박준우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