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실·의무동 등 최대 규모
영장에 朴대통령 피의자 적시
靑 “국가 보안시설” 진입거부

금융위·공정위도 압수수색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3일 전격적으로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이에 청와대 측이 ‘보안’을 이유로 경내 진입을 막아 영장 집행을 두고 양측의 대치가 계속됐다. 특검은 압수수색 영장에 박근혜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충식·양재식 특검보 등 압수수색 집행팀은 이날 오전 청와대 연풍문에서 민정수석실·경호실 관계자에게 영장을 제시했다. 전날 서울중앙지법에서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에는 청와대 경호실, 의무동, 민정수석실, 정책조정수석실, 부속비서관실 등이 수색장소로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압수수색 영장에 박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압수수색은 다음 주 중·후반으로 조율 중인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앞두고 압수수색을 통한 물증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곧바로 ‘국가 보안시설로 기밀 유지가 필요하다’는 내용 등을 담은 ‘불승인 사유서’를 제출하고, 수사팀의 경내 진입을 차단한 뒤 특검의 자료 제출 요구에 임의제출 방식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내 진입을 놓고 잠시 실랑이를 벌인 양측은 압수수색의 방식과 범위, 대상 등의 협의에 착수했다. 형사소송법상 군사보호시설인 청와대는 해당 기관장인 비서실장·경호실장의 승인이 없이는 압수수색이 불가능한 만큼 특검이 요구하는 자료를 청와대가 건네는 임의제출 방식으로 양측이 타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특검은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도 전격 압수수색했다. 특검 측은 “삼성의 뇌물 및 미얀마 공적개발원조(ODA) 수사 등에 관해 필요한 자료를 제출받기 위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병기·김만용 기자 mingming@munhwa.com